채권자 취소권에서 채무자의 사해의사라고 함은 자신의 법률행위로 인하여 자신의 재산이 감소되거나 기타 공동담보가 더 부족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일 뿐 구체적으로 어떠한 채권자를 해한다는 의사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다120.. 판결) 

판례해설 

흔히 일반인들은 채무자의 사해행위라는 의미에 관하여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재산을 처분하여 채권자가 집행할 수 없게끔 만드는 행위이고 이와 같은 의사가 존재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채무자는 자력이 부족해서 현금으로 만들기 위해서 부동산을 매도하였을 뿐 채권자를 해할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하면서 억울해 한다.

그런데 판례에서는 채권자 취소권에서의 사해의사란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적 처분행위로 인하여 무자력이 되거나 무자력인 상태에서 무자력이 심화되는 경우 이를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여기에 채권자를 해할 목적까지는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생각건대 판례가 위와 같이 인정한 이유는 사람의 인식 자체(특히 채권자를 해한다는 것은 도무지 증명할 방법이 없다)를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이며 결국 하나의 기준(위와 같은 기준)을 세워두고 이에 부합하면 일단 사해의사로 추정하고 대신 증명책임을 상대방에게 전환시켜 사해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게 함으로서 법적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판단

가. 채권자취소권의 주관적 요건인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안다는 이른바 채무자의 악의, 즉 사해의사는 채무자의 재산처분 행위에 의하여 그 재산이 감소되어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 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됨으로써 채권자의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인식은 일반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있으면 충분하고 특정의 채권자를 해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8. 5. 12. 선고 97다5732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에게 사해의사가 없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들은 이 사건 각 매매예약 및 가등기 당시 유익건설의 채무초과 상태를 인식하고, 이 사건 각 매매예약 및 가등기로 인하여 유익건설의 책임재산이 감소되어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긴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