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은 임대차계약과 별도의 사안이나 상가 임대차 관계에서 빠지지 않고 논의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어느 한 상권에서 오랜 기간 장사를 하는 경우 영업시설, 비품이외에 영업상의 노하우 또는 영업상의 이점 등 무형적 가치가 형성된다고 볼 수 있고 실제로 이는 권리금이라는 이름으로 전전양도 되고 있다. 이러한 권리금은 대체로 임차인들 간에 주고  받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런데 만일 임차인이 종전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라면 권리금을 지급한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의 종료와 함께 임대인에게 권리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원칙적으로 임대인은 본인이 지급받은 권리금을 임차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임대인이 임대인으로서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경우라면 권리금을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 법원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통상 권리금은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만 지급받을 수 있을 뿐이고 임대인에 대하여는 지급을 구할 수 없는 것이므로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서의 단서 조항에 권리금액의 기재 없이 단지 ‘모든 권리금을 인정함’이라는 기재를 하였다고 하여 임대차 종료시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반환하겠다고 약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단지 임차인이 나중에 임차권을 승계한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것을 임대인이 용인하고, 나아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명도를 요구하거나 점포에 대한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타에 처분하면서 권리금을 지급받지 못하도록 하는 등으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박탈하거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경우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 지급을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임대인의 권리금반환의무를 부정하였다(대법원 2000. 4. 11.선고 2000다4517, 4524 판결).

 이와 같은 법원 판결은 개정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과 그 괘를 함께 한다. 우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 3항). 즉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 외에 권리금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지급한 권리금을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회수하여야 할 뿐 원칙적으로 이를 임대인에게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 임대인으로서는 임차인의 권리금회수기회를 보장해 주는 것으로 족하고 원칙적으로 권리금을 직접 반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공평의 원칙상 권리금을 수수한 임대인이 자신의 귀책으로 임대차계약기간 동안 임차인의 영업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 법원 역시, “임대인이 그 임대차의 종료에 즈음하여 그 재산적 가치를 도로 양수한다든지 권리금 수수 후 일정한 기간 이상으로 그 임대차를 존속시켜 그 가치를 이용케 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임대인의 사정으로 중도 해지됨으로써 약정기간 동안의 그 재산적 가치를 이용케 해주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임대인은 그 권리금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의무를 진다”고 하여 구체적 사정으로 고려하여 임대인의 권리금 반환의무를 판단한다(대법원 2000. 9. 22. 선고 2000다2632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