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성립과 피담보채권 변제기의 중요성

유치권은 자신의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목적물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이다. 유치권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그 중에 빈번하게 문제되는 것들이 피담보채권이 변제기에 있었는지 여부 및 유치권자의 점유가 계속 지속되었는지 여부이다. 최근의 판례를 통해 위 법리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 보자.

우선 유치권 주장의 기반이 되는 피담보채권의 변제기가 언제 도래했는지 문제된다. 우리 민법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320조 제1항). 위 민법 규정에 의해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3. 6. 27.선고 2011다50165 판결). 따라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변제기가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도래해야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 법원은 시공사가가 기성고에 기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유치권을 주장한 사건에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압류의 효력은 2015. 5. 20. 제1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졌을 때 발생한 점 등을 종합하면, a는 2014. 8.경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할 당시 b에 대하여 기성고 5억 원 상당의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한 상태였고, 그 채권액 중 1차기성금 3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은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인 2014. 12. 15.에 이미 변제기가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여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구고등법원 2018. 9. 14.선고 2018나20102 판결).

다음은 유치권자의 점유의 문제이다. 유치권자의 점유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이고, 점유라 함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 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9. 9. 24.선고 2009다39530 판결).

실제로 위 대구고등법원 2018나20102 사건에서 우리 법원은, “a는 2014. 8.경 공사를 중단하기 전부터 2015. 5. 20. 제1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진 후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컨테이너를 설치하여 두고 그 직원이 컨테이너 안에서 비정기적으로 근무하기 위하여 전기를 사용하였고, 2014. 5. 6.부어 2016. 4. 6.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사용한 전기 요금을 납부한 점, a는 현재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a는 제1경매에 관하여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2015. 5. 20.)전으로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2014. 8.경부터 현재까지 그 직원을 통하여 계속하여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유치권 성립을 인정하였다.

유치권은 유치 목적물을 자신의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점유하는 권리인바 유치 목적물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므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인정될 수 있다. 유치권 성립 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유치권 성립을 주장하는 자뿐만 아니라 유치권 불성립을 주장하는 자에게도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선 법률전문가의 정확한 조언을 받아 판단하기시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