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건물 대지사용권 처분의 효력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에는“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른다(제1항), 구분소유자는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다, 다만 규약으로써 달리 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을 각자 처분하는 것은 규약으로 달리 정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그러나 규약으로 달리 정하지 않고 집합건물의 대지사용권을 분리 처분하는 것을 두고 항상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관하여 참고할만한 판례들이 있어 이를 살펴본다.

​

  사안은 집합건물을 소유하는 데 필요한 토지지분을, 구분소유자에게 1987. 4. 10. 이전에 처분한 사안에서, 위 처분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위 사안에서 대법원은 1984. 4. 10. 법률 제3725호로 제정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로부터 시행한다”, 제4조는 “이 법 시행 당시 현존하는 전유부분과 이에 대한 대지사용권에 관한 제20조 내지 제22조의 규정은 이 법의 시행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날로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한 후, “집합건물법 부칙 제4조에 따라 같은 법 제20조의 규정이 적용되기 전에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하는 것은 유효하다.”라고 판시하며 처분의 효력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72779, 72786 판결).

​
  즉, 집합건물이라 하더라도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가 적용되는 시점인 1987. 4. 10.(공포일인 1984. 4. 10.부터 1년이 경과한 시행일에서 2년이 경과한 시점) 이전에는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을 분리하여 처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대법원은 집합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한 토지소유자 갑이 대지사용권에 해당하는 일부 토지지분을 수분양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가 적용되기 이전부터 계속 보유하고 있다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가 적용된 이후에 을에게 처분한 사안에서,  “갑은 그 소유의 이 사건 토지 위에 구분소유 형태의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한 후 수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분양하면서 이 사건 공유지분을 그의 소유로 남겨두었는데 이는 집합건물법 부칙 제4조에 따라 같은 법 제20조의 규정이 적용되기 전이므로 같은 법 제20조가 정한 분리처분금지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라고 판시하며 갑이 을에게 대지사용권 부분을 처분한 것이 유효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72712 판결).

  원칙적으로 자기소유의 물건은 소유자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고,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보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는 오히려 예외를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판결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가 적용되기 이전에 처분되거나, 보유하고 있었던 지분(대지사용권)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것의 효력을 인정한 것이다.

  현재 집합건물의 대지사용권을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처분할 수 없다는 법리에 대하여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예외가 존재하고, 그 예외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특히 부칙에 대한 면밀한 해석과 사실관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