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계약서작성합의 불이행 이유로 매매계약 파기할 수 없다

  부동산 매매계약시 매수인은 취득세와 등록세를 절감하고, 매도인은 양도소득세를 절감할 목적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다운계약서 작성은 엄연한 불법계약인바, 다운계약서를 쓰는 당사자들은 세무조사를 받게 되고 증액된 세금을 부과 받게 되며 다운계약을 주선한 공인중개사는 자격을 잃게 된다. 더구나 부동산 매매계약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에 합의하였지만 실제 계약이행과정에서는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해지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입장인바(대법원 2015. 5. 28.선고 2014다236410 판결), 당사자 간의 다운계약서 작성합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다운계약서 작성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위험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a와 b는 2013. 7. 15. a가 b로부터 甲부동산을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매매대금을 1억5천5백만 원(계약금 4천만 원은 계약일에 지급, 잔금 1억1천5백만 원은 2013. 8. 28.에 지금)으로 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가, 매수인 a의 매매대금 감액 요구로 매매계약서에 ‘잔금시 5백만 원을 공제 후 지급키로 한다. 총 매매대금은 1억5천만 원임’이라는 내용을 추가로 기재였다. 매도인 b 또한 매매대금이 7천4백만 원이라는 내용의 다운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여 매매계약서에 ‘잔금시 7천4백만 원에 등기한다.’는 특약을 추가로 기재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매매계약서 작성이 완료된 후 매수인 a는 매도인 b에게 계약금 4천만 원을 지급하였고, 진금지급일인 2013. 8. 28. 잔금 1억1천만 원을 준비하여 매도인 b를 만났으나, 매도인 b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주지 않으면 잔금이 1억1천5백만 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수령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매수인 a는 잔금으로 1억1천만 원의 이행을 제공하면서 b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하였으나 매도인 b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이행의 최고를 거쳐 甲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의 해지를 통지하였다. 이에 매수인 a는 다운계약을 거부했다고 해서 부동산 소유권 이전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계약금 4천만 원의 두 배를 위약금으로 달라며 위약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a와 b는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갑부동산을 1억5천만 원에 매매하기로 하면서 매매대금을 7천4백만 원으로 한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것인데,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은 a는 b로부터 甲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받고, b는 a로부터 매매대금을 지급받는 것에 있어 그 주된 채무는 b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a의 매매대금지급의무라 할 것이며, 다운계약서 작성 합의는 양도소득세와 관련한 b의 편의를 보아 준다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다운계약서 작성의무는 그 불이행이 있으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필요불가결한 채무라 볼 수 없어 이 사건 매매계약의 주된 채무가 아닌 부수적 채무에 불과하고, 따라서 a가 그 부수적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b가 이를 들어 그의 주된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하여 매수인 a의 매도인 b에 대한 8천만 원의 위약금 청구를 인정하였다(대법원 2015. 5. 28.선고 2014다236410 판결).

​

   세금 절감을 목적으로 다운계약서 작성에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매매계약서의 내용대로 이행을 주장하는 경우 계약 내용에 구속되고 다운계약서 작성 합의 위반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 즉 다운계약서 작성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더구나 합의대로 다운계약서 작성에 성공하여 취등록세, 양도소득세 등을 낮췄다고 하더라도 향후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이 적발되는 경우 막대한 가산세 및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고, 조세범처벌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바, 다운계약서 작성은 여러모로 지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