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보증금이 나누어 지급된 경우 우선변제권의 기준시점과 범위

 주택임대차에 있어서 임차보증금의 우선변제는 실생활에 있어서 빈번하게 문제되는 문제로, 이에 관하여 상당한 양의 판례가 축적되어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판결이 판시되어 본 칼럼에서 검토해 본다.

 사실관계는 이하와 같다. 임차인이 단독주택의 소유자와 위 주택의 101호를 임차보증금 6,500만 원에 임차하였는데, 계약 당일 5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도 당일 마쳤다. 임차인은 소유자의 양해를 얻어 현관 자동문 비밀번호를 제공받아 계약일의 다음날 위 주택 101호에 일부 이사짐을 옮기기도 하였다. 나머지 임차보증금 6,000만 원은 약 1개월 뒤에 지급하였는데 그 사이에 위 주택의 소유자가 제3자와 전세계약을 하며 전세금 6,500만 원에 관해서 전세권설정등기까지 마쳐졌다. 이 때 위 임차인이 우선변제권을 주장한 사안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요건인 ‘주택의 인도’는 임차목적물인 주택에 대한 점유의 이전을 말한다. 이때 점유는 사회통념상 어떤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객관적 관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임대주택을 인도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현관이나 대문의 열쇠를 넘겨주었는지, 자동문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는지, 이사를 할 수 있는지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에 따라 위 임차인에게 인도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이 인정되기 위하여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추는 것 외에 계약 당시 임차보증금이 전액 지급되어 있을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보증금의 일부만을 지급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다음 나머지 보증금을 나중에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때를 기준으로 임차보증금 전액에 대해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7다212194 판결).

 결국 위 대법원 판시에 의하면 우선변제권의 요건으로서의 임차보증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그 전액이 지급되었을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우선변제권의 기준시점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때가 된다. 또한 임차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위 임차인은 임차보증금 6,500만 원의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판례에 대하여 이를 심도있게 살펴보는 태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