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임차 시에는 전체임대차내역을 모두 살펴야한다

  임차한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 임차인은 배당을 통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게 되고, 권리순위에 따라 배당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미 상당한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을 임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다세대주택이 아닌 다가구주택을 임차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다가구주택 내 거주하는 기존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가구주택은 법적으로는 단독주택이어서 특정호실만을 임차한다고 하더라도 건물 전체의 임대차관계에 따라 추후 배당의 선후 관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甲다가구주택은 a의 소유로서 총 13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형태이고, 이미 甲다가구주택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2억 3천만 원의 각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 그 상태에서 b는 2009. 1. 6. a와 甲다가구주택 중 301호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7천만 원으로 정하여 이를 임대차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c는 공인중개사법에 의한 중개업자로서 위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b에게 당시 甲다가구주택의 부동산 등기부에 기재된 근저당권에 관하여는 채권최고액을 고지하고 이를 임대차계약서의 특약사항에 기재하였으나, 甲다가구주택에 당시 거주하던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액수, 임대차계약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사항을 확인하여 b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그 근거자료를 제시하지도 않았으며, 위 임대차계약체결시에 공인중개사법령에 따라 b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도 이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그 후 甲다가구주택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으며, 위 경매절차에서 甲다가구주택의 소액임차인, 근저당권자,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 등이 배당을 받았으나 b는 이들보다 후순위에 있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 관하여 배당을 받지 못했다. 이에 b는 중개업자 c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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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에서 법원은, “중개업자는 다가구주택 일부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데 필요한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해야 하므로, 임차의뢰인에게 부동산 등기부상에 표시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 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아니 되고, 임대의뢰인에게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살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 중 개인정보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부분의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해야 하며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6조에서 정한 서식에 따른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의 중개목적물에 대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권의 권리 사항’란에 그 내용을 기재하여 교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만일 임대의뢰인이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요구에 불응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기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 중개업자 c는 고의나 과실로 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 b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하여 b의 청구를 인정하였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63857 판결).

   이와 같이 임차인이 다가구주택의 특정호실을 임차하는 경우에도 다가구주택 전체의 임대차내역을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임대인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것을 우려하여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중개업자가 중개하는 경우에도 임대차계약체결 성공을 위해 이를 임대인에게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임차의뢰인은 중개업자로서의 의무를 위반한 중개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손해를 보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중개업자에 대해 추후 책임을 청구하는 것 보다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 반드시 기존 임차인 현황을 파악하여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임은 너무나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