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권 제한될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는 임차인이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여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소액임차인의 경우 그 임대차보증금이 비록 소액이라고 하더라도 그에게는 큰 재산이므로 적어도 소액임차인의 경우에는 다른 담보권자의 지위를 해하게 되더라도 그 보증금의 회수를 보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사회적 고려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임대차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택 사용수익이 아닌 선순위 담보권자에 우선하여 회수인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실제 사실관계를 통하여 이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a소유의 甲아파트에 관하여 2013. 4. 29. 채무자 b, 채권최고액 1억 원, 근저당권자는 c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고, 2013. 10. 7. 계약인수를 원인으로 하여 채무자를 b에서 a로 변경하는 근저당권변경등기가 경료되었다. c의 신청에 따라 2014. 6. 17. 甲아파트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 d는 2014. 7. 23. 위 경매절차에 소액임차인으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였으나 c의 배당배제신청에 따라 배당에서 제외되었고, 2015. 3. 18. 배당기일에 실제 배당금액 9천만 원 중에서 우선권이 있는 조세채권자인 전주시에게 1백5십만 원이, c에게 나머지가 각 배당되었다. 이에 d는 자신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는 정당한 소액임차인으로 1천5백만 원을 배당받아야 함에도 배당에서 배제되는 손해를 입었고 이로 인하여 c는 위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는 이유로 c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채권자가 채무자 소유의 주택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그곳에 거주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임대차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책을 사용수익하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적으로는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아 선순위 담보권자에 우선하여 채권을 회수하려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임차인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임차인으로 보호할 수 없다.”고 하여 d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보호하는 소액임차인이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d의 청구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14733 판결, 전주지방법원 2017. 6. 1. 선고 2016나1789 판결).

   위 사안에서 d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권을 인정받지 못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d와 a간의 임대차계약서는 2013. 12. 19. 작성되었는데, 당시 甲아파트에는 채권최고액 1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d는 a로부터 자신이 신용불량자이므로 동생인 e명의로 임대차보증금을 입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므로, 甲아파트에 대한 경매절차가 개시될 수 있거나 임대차보증금의 보전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던 점, ② d에게는 이와 같은 점을 알면서도 굳이 甲아파트를 임차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동기가 없는 점, ③ a는 자신의 아들이 살고 있는 지방으로 가게 되어 d에게 甲아파트를 임대했다고 하나, a는 d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실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였을 뿐 아들이 거주하는 지방으로 이주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점, ④ 임대차보증금 2천만 원 중 1천만 원이 e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만 확인될 뿐 나머지 1천만 원이 a에게 지급된 자료가 없는 점 등이 고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