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행위 취소로 원상회복된 부동산의 처분

  민법 제406조 제1항에서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채권자취소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채무자가 책임재산을 빼돌리는 행위를 할 경우 채권자의 구제수단이 되는데,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따른 효력과 관련한 대법원 판시를 살펴본다.

  채권자취소권의 효력에 관하여 대법원은 “사해행위의 취소는 채권자와 수익자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데에 그치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부동산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고 채무자의 등기명의가 회복되더라도, 그 부동산은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뿐, 채무자가 직접 그 부동산을 취득하여 권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하여 소위 상대적 효력설에 기초한 판시를 하여 왔다(대법원 2015. 11. 17. 선고 2012다2743 판결).

  그렇다면 채무자가 수익자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는 이유로 취소되고 원상회복으로 수익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된 후, 채무자가 다시 피고 1.에게 부동산을 매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고, 피고 2, 3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가등기, 가등기의 이전등기, 가등기에 기초한 본등기가 순차로 이루어진 경우 채권자는 누구를 상대로 어떠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가. 최근 대법원은 “채무자가 사해행위 취소로 그 등기명의를 회복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더라도 이는 무권리자의 처분에 불과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채무자로부터 제3자에게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나 이에 기초하여 순차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 등은 모두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피고들 명의의 등기는 모두 말소되어야 하고, 취소채권자인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그 말소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17980 판결).

  이러한 대법원의 판시는 소위 상대적 효력설의 관점에서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에 따라 채무자 등기명의가 회복되는 경우에도 채무자는 제3자에 대한 처분권한이 없음을 확인하여 주는 것으로, 이후 채무자가 자신이 등기명의인임을 기화로 제3자에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시켜 주거나 그 이전등기에 기초하여 순차 경료된 등기는 모두 원인무효임을 확인하여 준 것으로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