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 등기 이후 채무자의 점유이전과 유치권 성립여부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 된 후에 비로소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완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 채무자가 부동산의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하여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이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적인 태도이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결국 부동산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이후에 성립된 유치권의 효력을 부인하는 이유가 경매절차의 법적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임을 고려할 때,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 점유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이는 향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치권이라는 것이다. 경매절차와 관련하여 유치권 성립여부는 유치권 요건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보다 먼저 갖춰졌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면 족하고, 선행 가압류등기 등은 유치권 성립여부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2005. 4.경 甲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었고, 2009. 9. 21. 甲토지 지상의 乙건물에 대하여 가압류등기가 경료되고 2005. 12.경 乙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었다. a는 2005. 10.경 b로부터 乙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아 a의 乙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다. c는 위 각 경매절차에서 甲토지와 乙건물을 낙찰받고 2007. 5. 11. 그 대금을 납부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에 c는 a에 대하여 乙건물 명도소송을 제기하였고, c는 유치권 항변으로 이에 대응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법원은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데, 여기서 처분행위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건,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가 개시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a가 채무자인 b로부터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c가 토지와 건물을 매수한 위 사안에서,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 b가 a에게 건물 점유를 이전한 것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a는 c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 19246판결).

   결국 부동산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이후에 성립된 유치권의 효력을 부인하는 이유가 경매절차의 법적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임을 고려할 때,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 점유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이는 향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치권이라는 것이다. 경매절차와 관련하여 유치권 성립여부는 유치권 요건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보다 먼저 갖춰졌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면 족하고, 선행 가압류등기 등은 유치권 성립여부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