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권자가 건축에 동의한 경우의 법정지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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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민법 제366조 상의 법정지상권의 성립과 관련하여 토지에 대한 저당권 설정 당시에 그 지상에 건물이 존재할 것을 요구함을 살펴보았다. 그렇지 않은 경우 대법원은 민법 제366조에서 정하는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관습상의 법정지상권도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다(1995. 12. 26. 선고 95다2452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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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저당권이 성립할 당시에 토지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토지저당권자가 지상에 건물을 건축하는 것에 동의한 경우에 법정지상권의 성립이 인정될 것인지가 문제된다. 왜냐하면 토지저당권자가 자신의 담보목적물의 가치의 하락을 예측하고 동의한 경우이니 이 때는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인정하여도 괜찮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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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법정지상권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즉, 대법원은“민법 제366조의 법정지상권은 저당권 설정 당시부터 저당권의 목적되는 토지 위에 건물이 존재할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며,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이 설정될 당시 그 지상에 토지소유자에 의한 건물의 건축이 개시되기 이전이었다면, 건물이 없는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이 설정될 당시 근저당권자가 토지소유자에 의한 건물의 건축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주관적 사항이고 공시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토지를 낙찰받는 제3자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인정한다면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려는 제3자의 법적 안정성을 해하는 등 법률관계가 매우 불명확하게 되므로 법정지상권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3다2605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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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는 저당권에 기초하여 토지를 낙찰받게 되는 제3자의 이익 등 저당권 성립과 관련한 일반의 신뢰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함에 기초한 것이다. 법정지상권의 성립은 저당권 성립 당시 건물의 존재 여부라는 명확한 기준에 의할 것이지 근저당권자와 건축자 사이의 주관적 사정이라는 모호한 기준에 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는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한 타당성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사실관계에 따라 세밀한 판시를 하고 있는 판례의 태도를 숙지함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