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 임대인 지위 승계와 연체차임 처리에 관하여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은 “임차건물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임차건물을 매매, 상속, 경매 등의 원인으로 양수한 양수인은 종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게 되어 양수인은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의무를 부담하고 임차인은 양수인에게 차임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

   그런데 만일 양수인이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이전받기 전에 이미 발생한 연체 차임 등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법리상 차임은 임차건물을 사용한 대가이므로 종전 발생한 연체 차임에 대한 권리는 종전 임대인에게 있고 양수인은 이에 대한 권리가 없어 논란의 여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임대차거래관념에 비춰볼 때 임차건물의 양도 시에 연체차임이 남아있더라도 나중에 임대차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임대차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하겠다는 것이 보통인바, 양수인이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이전받기 전에 이미 발생한 연체 차임 등은 양수인이 반환해야 하는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된다. 

​

   실제 사례를 통하여 상황을 이해해 보자.

   a는 2010. 4. 23. 甲부동산의 소유자인 b로부터 甲부동산을 임대차보증금 2천 5백만 원, 월차임 2백만 원, 임대차기간 2010. 4. 29. 부터 2011. 4. 30.까지로 하여 임차하였다. a는 그 무렵 b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고 사업자등록과 함께 甲부동산을 인도받아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면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c는 甲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甲부동산을 낙찰 받아 2014. 7. 30.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a는 2014. 7.까지 전 임대인인 b에게 차임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총 3천 5백만 원의 차임을 연체하였고, 2014. 7. 30. c가 소유권을 취득한 후에도 계속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c는 2014. 11. 7. a에게 3기 이상의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c가 2014. 8. 1.부터 2015. 3. 31.까지 8개월간 연체한 차임과 부당이득금은 합계 1천 6백만 원(=월 2백만 원 x 8개월)에 이르렀고, a는 2015. 4. 1.에 이르러서야 c에게 甲부동산을 인도하였다. 이에 c는 a에게 c가 甲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 발생한 연체차임 등 1천 6백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a는 임대차보증금 2천 5백만 원에서 연체된 차임 등 1천 6백만 원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항변하면서 지급을 거절하였다.

​

   이와 관련하여 우리 법원은,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명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한다. 따라서 이러한 채무는 임대차관계 종료 후 목적물이 반환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 임차건물의 양수인이 건물 소유권을 취득한 후 임대차관계가 종료되어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엔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전까지 발생한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이 있으면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고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임차건물의 양도 시에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이 남아있더라도 나중에 임대차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임대차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하겠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의사나 거래관념에 부합하기 때문이다.”고 판단하여 c의 청구를 인용하였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
   사안을 다시 살펴보면, 임대차관계의 종료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c가 a에게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임대차보증금 2천 5백만 원에서 c가 갑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 a가 전 임대인 b에게 지급하지 않은 차임 등 3천 5백만 원이 당연 공제되어 c의 a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 채무는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a는 c에게 2014. 8. 1.부터 2015. 3. 31.까지 발생한 차임 1천 6백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할 의무가 존재하는바 c의 청구는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