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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경매검색 > 전문가컬럼 |
 작성일 : 2014.0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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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매]무인도 경매/김재범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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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모든 토지는 이미 그 용도가 정해져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 용도지역
및 지구를 지정해 1차적으로 각 토지의 용도를 제한하고 해당 토지의 지목에 따라 농지법, 산지관리
법 등과 같은 개별법으로 다시 제한한다. 이는 국토의 효율적인 관리 및 이용이라는 공익을 위해서
당연한 조치일 것이다.
그러나 공익을 위하는 일에는 언제나 사익의 양보가 필요하다. 공익을 위해 각 토지의 용도를 제한한
다는 말은 결국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내 땅임에도 내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
다. 그래서 토지는 취득 전에 반드시 국가가 정해 놓은 용도를 살피고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하여 토지
취득의 목적이 되는 행위가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취득하려는 토지가 사회통념상 특별한(?) 토
지라면 행위제한과 관련된 규정은 더 많을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며칠 전 몇 번 투자물건을 소개해 알고 지내던 강남의 y씨에게 연락이 왔다. 재미있는 경매물건이 있
다며 한번 검토해 달란다. 관할법원과 사건번호를 일러 받고 검색을 해 보니 무인도를 매각하는 경매
사건이었다. 인천시 옹진군에 위치한 이 무인도는 6,000여 평에 감정가가 4억원 정도였고, 지금은
두 번 유찰되어 최저가가 약 2억원까지 차감돼 있었다. 사건을 보는 순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거
의 모든 경매물건을 검색하는 필자는 이 사건이 신건으로 진행될 때 이미 발견했고, 이런 무인도에
별장을 두고 가끔씩 망중한을 즐기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유난히 한가했던 오후를 보낸 기억이 있
다. y씨도 지금 그 때의 나처럼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자기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하고 있음에 틀
림없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필자는 가능성이 없음을 알면서도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우주여행을 상상
했던 것이고 y씨는 로케트를 쏘아 올릴 꿈에 부풀어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무인도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만조 시에 해수면 위로 드러나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땅으로서 사람
이 거주하지 않는 곳을 말한다. 이러한 무인도에 대해서는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에서 행위제한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법률의 명칭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무인도는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보전 및 관리의 대상인 것이다. 이 법은 무인도를 관리유형별로 네 가지로 구분한다. 개발행
위는 물론 토지 소유자조차도 출입이 제한되는 절대보전무인도서, 오로지 출입만이 허용되는(필요하
다면 이 조차도 제한할 수 있다) 준보전무인도서, 해양레저활동, 탐방행위 또는 생태교육, 여가활동
의 일환으로서 야생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하는 행위 등이 허용되는 이용가능무인도서, 법이 정
한 절차에 따라 개발이 가능한 개발가능무인도서가 그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인도 중 개발가능무인도
서로 지정된 무인도는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발행위의 승인절차도 까다롭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무인도를 취득해 별장이나 숙박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이 얼마나 현실과 먼 일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
이다.
무인도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일에 제한은 법률적인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무인도는 말 그대로 사
람이 거주하지 않는 섬이고,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섬에 대중교통으로서의 선박이 있을 리 없다. 결
국 출입을 위한 선박을 직접 소유하거나 출입할 때마다 낚싯배 등을 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기
를 인입하는 문제도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을 요구할 것이고, 생활용수를 확보하는 일도 만만치는 않
다. 무인도의 규모가 크다면 지하수를 개발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규모가 작다면 지하
수도 생활용수로서 적합성을 보장받을 수 없을 만큼의 염분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필자의 구구절절한 설명을 듣고 있던 y씨는 결국 포기를 선언한다. 그러면서도 이 섬은 어떤 관
리유형의 무인도인지 묻는다. 이용가능무인도서라고 일러 줬더니 “그럼 낙찰 받아서 낚시나 다닐
까?” 한다. 못내 아쉬움이 남는 모양이다. 하긴 또 모르는 일이다. 통일이 되고 서해안 일대가 관광
특구로 지정돼서 이 무인도에 멋진 별장이나 호텔을 건축하는 일이 가능해 질 날이 오지 말라는 법
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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