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토지 지분을 낙찰 받더라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 있다.

공유토지의 지분을 낙찰 받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토지 공유자들 간의 관계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 있다면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우선, 구분소유적 공유란 부동산의 전체에 대해서 지분만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단순한 공유와는 달리 전체 면적 중 지분만큼의 특정 부분에 대해 독립적인 소유권을 행사하는 형태의 공유를 말한다.

가령, 한 필지의 토지 중 일부를 특정하여 매수하고도 소유권이전등기만은 한 필지 전체에 관하여 공유지분권이전등기를 한 경우라던가, 공유자 간 공유물을 분할하기로 약정하고 그 때부터 자신의 소유로 분할된 각 부분을 특정하여 점유·사용하여 온 경우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인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구분소유적 공유는 등기상에 표시되지 않고 일반적인 공유와 같은 형태로 등기된다는 점이다. 결국, 공유의 형태가 구분소유적 공유인지에 대한 판단은 사실관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인지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우리 판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는 어떤 토지에 관하여 그 위치와 면적을 특정하여 여러 사람이 구분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어야만 적법하게 성립할 수 있고, 공유자들 사이에 그 공유물을 분할하기로 약정하고 그 때부터 각자의 소유로 분할된 부분을 특정하여 각자 점유·사용하여 온 경우에도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성립할 수 있지만, 공유자들 사이에서 특정부분을 각각의 공유자들에게 배타적으로 귀속시키려는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러한 관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대법원 2009.03.26. 선고 2008다44313 판결[지분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등])

그렇다면 토지지분을 낙찰 받고도 그 공유관계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라면 자칫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여 낙찰 받은 토지를 마음대로 사용‧수익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가령 ‘갑’과 ‘을’이 토지를 매수하여 공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갑’이 서쪽 절반을, ‘을’이 동쪽 절반을 사용하기로 상호 약정한 후 각자의 돈으로 자기 몫의 대지위에 건물을 신축했다면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성립하여 ‘갑’과 ‘을’이 토지의 서쪽과 동쪽 절반씩을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에 ‘을’의 토지지분이 ‘병’에게 매각된다면 ‘을’ 소유의 토지와 건물 중 토지의 소유권만 ‘병’에게 이전된 경우로 보아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

원고와 피고가 1필지의 대지를 공동으로 매수하여 같은 평수로 사실상 분할한 다음 각자 자기의 돈으로 자기 몫의 대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여 점유하여 왔다면 비록 위 대지가 등기부상으로는 원·피고 사이의 공유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대지의 소유관계는 처음부터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소유의 건물과 그 대지는 원고와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피고의 단독소유로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 후 이 사건 대지의 피고지분만을 경락취득한 원고에 대하여 그 소유의 위 건물을 위한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0.06.26. 선고 89다카24094 판결[건물철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