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권과 토지사용료 ​

이미 건물이 들어선 토지를 낙찰받는 사람이라면 건물 소유자로부터 적어도 토지사용료 임료 상당액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낙찰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토지사용료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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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확정된 사건은 아니지만, 토지사용료 청구를 기각한 사례가 있기에, 입찰에 참가하는 데 시사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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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급심에서는 “토지의 종전 소유자가 그 토지에 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 경우, 그와 같은 사용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고서 그 토지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취득한 사람은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경매로 취득한 토지에 대해서도 사용ㆍ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고 낙찰받은 것이라면 그 지상건물 소유자를 상대로 토지사용료 청구도 하지 못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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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하급심 사건의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단순화시켜 살펴본다. 10개 필지로 된 토지가 있는바, a는 b로부터 1번 토지에 관한 소유권 지분, 4번 내지 10번 토지에 관한 지상권 지분을 매수ㆍ취득하였고, c 소유이던 2번 및 3번 토지는 강제경매절차에서 낙찰받았다(3번 토지에도 4번 내지 10번 토지에 관한 지상권과 동일한 영구지상권이 설정되어 있다). 한편 a가 위 10개 필지 토지를 매수하거나 낙찰받기 전에 이미 그 10개 필지의 소유자 내지 지상권자들은 그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그 지상 건물의 사용을 위하여 무상 제공하여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ㆍ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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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토지에 관하여, 하급심은, a가 2번 토지를 경매로 취득하기 전에 경매사이트에서 2번 토지의 현황을 확인하고 현장을 방문하여 지상에 건물이 존재함을 확인한 사실, 매각물건 명세서 비고란에 “일괄매각. 지상에 제시외 건물이 소재하고 토지만을 매각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만으로는 a가 2번 토지에 대한 사용ㆍ수익의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고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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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번 토지에 관하여, 하급심은, 3번 내지 10번 토지에 설정된 영구지상권은 그 지상 건물의 사용을 위하여 무상 제공된 것이고, a는 3번 토지를 경매로 취득하기 전에 경매사이트에서 3번 토지의 현황을 확인하고 현장을 확인하였으므로 그러한 영구지상권이 설정되어 있음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보이며, a는 4번 내지 10번 토지에 관한 지상권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토지소유자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반환하는 약정을 체결하였으니, 이를 종합하면 a는 3번 토지에 대한 사용ㆍ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고 3번 토지를 낙찰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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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례는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경매에서는 사실관계 확인 외에도 권리관계의 정확한 분석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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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 사례의 3번 토지를 지상권과 지료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상권에 있어서 지료의 지급은 그의 요소가 아니어서 지료에 관한 유상 약정이 없는 이상 지료의 지급을 구할 수 없고, 유상인 지료에 관하여 지료액 또는 그 지급시기 등의 약정은 이를 등기하여야만 그 뒤에 토지소유권 또는 지상권을 양수한 사람 등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24874 판결), 영구지상권이 설정된 상태의 3번 토지를 낙찰받은 a는 그 지상권자에게 지료의 지급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