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현황조사

경매절차에서 부동산 현황조사의 취지는 매각 대상인 부동산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일반인에게 그 부동산의 현황과 권리관계를 공시함으로써 매수 희망자로 하여금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하여 예상 밖의 손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 실제로 경매절차의 진행에 있어 집행관의 부동산현황조사보고서를 통하여 쉽게 목적물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맹신은 곤란하다. 아래에서는 대법원 판례를 통하여 문제된 몇가지 사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대법원은 집행관이 건축물관리대장에 표시된 공동주택의 명칭(‘시티빌리지’였음)으로 전입신고된 세대주의 주민등록만 확인하고 공동주택의 외벽에 표시된 명칭(‘씨티빌리지’였음)으로 전입신고된 세대주의 주민등록을 확인하지 않아 집행법원이 현황조사보고서에 따라 매각물건명세서를 작성하며 ‘조사된 임차내역 없음. 임대차관계 미상 현황보고서 참조’라고 기재한 사안에 있어 “경락인이 공동주택의 외벽에 표시된 명칭인 씨티빌리지로 전입신고한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 주는 손해를 입었더라도 집행관에게 이를 확인할 주의의무가 없다”고 판시하며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40615 판결).

또한 대법원은 “부동산 현황조사 과정에서 임대차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집행관의 직무상 잘못이, 그 결과로 경매절차의 진행에 관한 통지를 받지 못하여 우선변제권의 행사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임차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43976 판결).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판례는 집행관의 주의의무 위반이나 그로 인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경매절차와 관련된 사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매절차의 진행에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낙찰을 받으려는 사람은 자신이 현황조사를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실무상 임대차 관계가 경매자료에 누락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므로 임차인의 세대 구성 현황, 전입일자나 확정일자 여부, 임대차 금액, 그리고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허위의 임차인의 존부를 철저히 확인하여야 한다. 가장 임차인을 발견하였을 때는 배당에서 배제하여 줄 것을 구할 수 있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이라고 하더라도 민사집행법 제90조에 따라 매각허가결정 이전에 경매법원에 스스로 그 권리를 증명하여 신고하지 않는 한 이해관계인이 될 수 없으므로 이와 관련한 절차를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 

경매절차에서는 많은 이해관계인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보다 안전한 절차진행을 위하여는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 이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문제가 발생한 경우 미묘한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정확한 법적 분석에 따라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