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와 미등기건물 동시 양도시의 법정지상권

​

  민법 제366조에서는 “저당물의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는 건물소유자에 대하여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료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경매로 인한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규정하고 있다.

​

 경매실무상으로는 위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위하여는 저당권설정 당시 건물로서 최소한의 요소를 갖추고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경매물건명세서 등으로 쉽게 파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는 토지의 경우 경락을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경제적 타격이 됨은 물론 그 해결을 위하여 많은 인적 시간적 노력이 투여되므로 그 성립 유무는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

 법정지상권의 성립 유무와 관련하여서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판례가 형성되어 왔다. 그 중 실무상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대지와 미등기건물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을 살펴본다.

​

 대법원 2002. 6. 20. 선고 2002다9660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지와 그 지상의 미등기건물을 양도하여 대지에 관하여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건물에 관하여는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못하고 있다가 양수인이 대지에 설정한 저당권의 실행에 의하여 대지의 소유자가 달라지게 된 경우 민법 제366조에 근거한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부정하고 있다. 즉 “민법 제366조의 법정지상권은 저당권 설정 당시에 동일인의 소유에 속하는 토지와 건물이 저당권의 실행에 의한 경매로 인하여 각기 다른 사람의 소유에 속하게 된 경우에 건물의 소유를 위하여 인정되는 것”으로, 위와 같은 경우 “그 저당권의 설정 당시에 이미 대지와 건물이 각각 다른 사람의 소유에 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법정지상권이 성립될 여지가 없다”고 한다.

​
 또한 이와 같은 경우에 대지와 미등기건물의 매매로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은 동일인의 소유이던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매매 기타 원인으로 인하여 각각 소유자를 달리하게 되었으나 그 건물을 철거한다는 등의 특약이 없으면 건물 소유자로 하여금 토지를 계속 사용하게 하려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라고 보아 인정되는 것으로 위의 경우와 같이 토지 소유자가 건물의 처분권까지 함께 취득한 경우에는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할 까닭이 없다 할 것”이라 하면서 위와 같이 “형식적으로 대지와 건물이 그 소유 명의자를 달리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매도인에게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위와 같은 경우 과거에는 양도인이 그 지상건물을 위한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였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 성립이 인정되지 않으며 그 태도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

 법정지상권은 실무상 매우 중요한 문제로 그 성립 여부와 관련한 대법원의 다양한 판시를 모두 숙지한 상태에서 경매에 참여하여야 한다. 안전한 절차진행을 위하여는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 이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문제가 발생한 경우 미묘한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실관계에 따른 적용법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