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에서 다세대로의 전환과 구분소유권 성립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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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은 건물 외관만으로는 구분이 힘들다. 양자를 구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등기부를 살펴보는 것인데, 다가구주택은 세대별로 구분등기가 되지 않아 소유자들이 건물의 지분을 공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반면 집합건물인 다세대주택은 구분소유가 가능해 세대별로 등기가 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 다세대주택과 같은 집합건물로서 구분소유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 객관적·물리적인 측면에서 1동의 건물이 존재하고, ②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어야 하며, ③ 1동의 건물 중 물리적으로 구획된 건물부분을 각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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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따르면 집합건물의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인 대지사용권은 일체성을 갖는바, 구분소유자는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다가구주택이 집합건물인 다세대주택으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전환되는 시점부터 대지지분만을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고 설사 처분한다해도 무효가 되며, 이러한 대지사용권만의 처분은 법원의 경매절차에 의한 경우라 하더라도 무효다. 더불어 다가구주택이 다세대주택으로 변경 등기되기 전이라 해도 집합건축물 대장에 다세대주택으로 전환 등록한 것만으로도 구분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되어 그 시점부터 해당 주택이 집합건물의 성질을 갖게 된다. 이와 관련되어 실제로 문제되었던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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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등 4인은 1994년 공동소유하고 있던 토지에 지하1층, 지상3층짜리 甲주택을 지어 1층씩 사용하였다. a등 4인은 위 甲주택을 신축 당시에는 단독주택의 한 형태인 다가구주택으로 등기했지만 2000년 집합건축물 대장에는 다세대주택으로 등록하였고, 2012년에는 다세대주택으로 등기를 변경하였다. 한편 b는 2003년 甲주택 지하층 1, 2호의 지분을 경매로 취득해 지분 이전등기를 마쳤고, c는 2009년 甲주택이 아닌 甲주택의 토지 부분에 국한한 지분을 경매로 취득하였다. 그 후 c는 b에게 토지사용료를 달라고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b는 건축물대장에 다가구주택에서 집합건물인 다세대주택으로 전환 등록된 2000년 당시 이미 구분소유가 성립됐기 때문에 건물에 대한 대지사용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항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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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우리 법원은, “집합건물이 아닌 일반건물로 등기된 기존의 건물이 구분건물로 변경등기되기 전이라도,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그 건물을 구분건물로 하겠다는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는 구분행위가 있으면 구분소유권이 성립한다. 그리고 일반건물로 등기되었던 기존의 건물에 관하여 실제로 건축물대장의 전환등록절차를 거쳐 구분건물로 변경등기까지 마쳐진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전환등록 시점에는 구분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6. 6. 28.선고 2013다7056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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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안에서 a등 4인이 2000년 甲주택을 집합건축물 대장에 다세대 주택으로 등록한 시점에 甲주택은 집합건물로서의 성질을 갖추게 되는바, 2003년 甲주택의 지하층 1, 2호의 지분을 경매로 취득한 b는 집합건물의 대지사용권도 함께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집합건물의 토지에 관한 지분 즉 대지사용권은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처분할 수 없는바, c가 2009년 경매를 통해 甲주택의 토지 부분에 국한한 지분을 낙찰 받았다고 해도 이는 무효이다. 따라서 c는 b에게 토지사용료를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원이 없다는 결론이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