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외국국적동포, 외국인의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경매절차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일정 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경매 목적물을 매수한 자에게 자신의 임차인으로서의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임차인의 권리를 임차인의 대항력이라고 하는데 임차인이 경매절차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주택인도와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을 마쳐야 한다.

그런데 재외국민이나 외국국적동포는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을 할 수 없고 다만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거소신고를 할 수 있을 뿐인바, 이러한 국내거소신고를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으로 보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요건을 구비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어 왔다. 이에 대해 종전 고등법원 판례는,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를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주민등록으로 볼 수 없어, 재외국민이나 동거가족의 국내거소신고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서울고등법원 2014. 7. 8.선고 2013나2027716, 2027723 판결, 서울고등법원2015. 1. 23.선고 2014나38366 판결).

그러나 대법원 2016. 10. 13.선고 2015다14136 판결은, “헌법 제2조 제2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헌법정신은 재외국민의 가족이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인 경우에도 관철되어야 실질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 아울러 헌법 제6조 제2항은 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외국인에 대한 차별대우를 금지하고 있고, 특히 주거의 안정과 보호의 필요성은 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및 외국국적동포의 주거생활에 관련된 법률관계에 대한 규정 및 법리를 해석 적용할 때에는 위와 같은 헌법적 이념이 가능한 한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외국인등록 등이 공시기능에 있어 주민등록에 비해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주민등록의 경우에도 열람이나 세대원 또는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 등에게만 허용돼 그 공시 기능이 부동산등기와 같은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외국인등록 등과 비교해 공시효과의 차이는 상대적인 것에 그친다. 또한 출입국관리법 제88조 제2항이 외국인이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법에 의한 주민등록 및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외국인은 주민등록법에 의한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대신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한 것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해 주고자 하는 데 취지가 있다. 따라서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가 출입국관리법이나 재외동포법에 따라서 한 외국인등록이나 체류지 변경신고 또는 국내거소신고에 대하여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력 취득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체류지 신고 등을 한 등록외국인과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이나 외국국적동포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대항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던바, 그 동안 불안했던 법적지위를 벗어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