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의 권리금회수기회를 박탈한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

   개정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법률 제13284호, 시행 2015. 5. 13.)은 임차인의 권리금회수기회를 보장하고 있고, 임대인에게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할 수 없도록 방해금지의무를 부과하는 등 권리금에 관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 즉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나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을 예외로 하면서 임대인이 이에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케 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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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법 개정으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약자인 임차인의 권리신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다소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법조항의 해석을 둘러싸고 향후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다툼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손해배상책임 성립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되어 실제로 문제되었던 사례를 소개하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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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는 甲건물의 소유자이고, b는 甲건물의 전소유자 c로부터 甲건물을 임차하여 약국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甲건물의 소유자였던 c는 2008. 7. 31. b와 甲건물에 관하여 보증금 1억 원, 차임 월 250만 원, 임대차기간 2008. 8. 1.부터 2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a는 2014. 9. 30. c로부터 甲건물을 매수하였는데, 매매 계약 당시 계약서에 ‘임대사업자 포괄양도, 양수한다.’, ‘임대보증금 및 기존대출금은 잔금에서 공제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a는 2015. 7. 2. b에게 임대차계약이 종료됨을 이유로 甲건물의 명도를 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이에 b는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d와의 사이에 甲건물을 d가 임차할 수 있도록 b가 주선하고 권리금을 1억 원으로 하는 내용의 권리금계약을 체결하고 a에게 b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a는 b에게 새로운 임차인과 함께 만나서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협의할 것을 제안하면서 새로운 임차인 준비사항으로 ‘권리금계약서 원본, 약사자격증 사본, 2014년 부가가치세 납부증명서, 2015년 소득세납부증명서, 가족관계증명부, 새로운 임차인 명의의 예금잔고 증명서 원본, 약국 운영 단기 계획서 및 장기계획서’를 명시하였고, 이에 a, b, d는 甲건물에서 만나 협의하였는데, d가 기존보다 월 차임을 20% 인상한 보증금 1억 원, 월 차임 3백만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다고 하자 a는 월세 330만 원의 조건이 아니면 계약할 수 없다고 하여 협의가 결렬되었다. 그 후 a는 b에게 d는 보증금 및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고(예금잔고증명 미제출, 전적으로 부모의 자금에 의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 및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됩니다(약국운영 단기계획 및 장기계획서 미제출, 약국개업에 대한 본인의 소견 또는 장애포부, 미래비전 등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음)라는 이유로 d는 신규임차인으로 부적합함을 통보하였다. a는 甲건물에서 약국을 직접 경영할 생각이었고, b는 2016. 5. 26. a로부터 보증금을 지급받고 甲건물을 a에게 명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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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우리 법원은, “a는 甲건물에서 직접 약국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는 점, a는 새로운 임차인이 되려는 d에게 기존의 월 차임보다 40% 넘게 인상된 액수를 계약 조건으로 제시하여 그 인상 폭이 매우 큰 점, 원고는 d에게 약사로서의 자격증명서, 국세 또는 지방세 체납여부와 관련된 서류뿐만 아니라 임차인의 자력 또는 능력과 무관하거나 개인 정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 예금잔고증명서 원본, 약국운영 단기계획서 및 장기계획서 등의 제출을 요구한 점, 이와 같이 a는 甲건물에서 자기가 직접 약국을 운영할 의사를 가지고 새로운 임차인이 되려는 d에게 통상적인 임대차계약의 체결과정에서 요구되는 것보다 무리한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b가 d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방해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a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 소정의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b가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시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6. 9. 1. 선고 2015가합379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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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은 재판 과정에서 감정을 통해 구체적인 액수가 확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