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용된 소액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은 인정될 수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 보장이라는 입법목적에 따라 소액임차인의 경우 다른 담보권자의 지위를 해하게 되더라도 임대차보증금을 우선하여 회수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제1항). 이는 소액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이 비록 소액이라고 하더라도 당사자에겐 큰 재산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사회보장적 측면에서 타당성을 가진다. 하지만 이러한 소액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이 언제나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소액임차인이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택을 사용, 수익하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적으로는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아 선순위 담보권자에 우선하여 채권을 회수하려는 것에 주목적이 있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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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관련되어 실제로 문제되었던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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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는 b로부터 甲주택을 매수하고(등기부상 거래가액: 230,000,000원) 2010. 6. 1. a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는 甲주택에 관하여 자신을 채무자로 하여 2012. 8. 28. c은행에게 채권최고액 220,000,000원, 2014. 2. 10. d에게 채권최고액 30,000,000원인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그 후 a는 2014. 7. 2. e와 임대차보증금 33,000,000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e는 위 작성 당일 확정일자를 받음은 물론 남편, 자녀2명과 함께 甲주택으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한편 e는 a에게 임대차계약서 작성 당일 3,000,000원을 입금하고 2014. 7. 14. 10,000,000원을 추가 입금하고 계좌이체로 20,000,000원을 송금하였다. c은행은 2014. 9. 30. 甲주택에 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그에 따라 2014. 10. 1.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짐으로써 경매절차가 개시되었으며, 주택 시가감정가액은 253,000,000원이었다. 한편 d는 2014. 11. 10. 경매법원에 권리신고를 하면서 배당요구채권으로 ‘원금 2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신고하였다. 경매법원은 2015. 6. 5. 배당할 금액에 대하여 소액임차인이라는 이유로 e에게 25,000,000원을, 제2순위로 c은행에게 나머지 금액을 전부 배당하는 배당표를 작성하였던바, d는 e에 대한 배당액 전액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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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우리 법원은, “임대차계약일 무렵 甲주택의 가격 253,000,000원(감정평가액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에서 기존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250,000,000원을 공제하면 남는 담보가치는 겨우 3,000,000원에 불과한 상황임에도 임대차보증금 33,000,000원인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점, 쟁점임대차계약의 임대차보증금액수는 이 사건 주택가격의 13%에 불과하며 2014. 7. 2. 무렵 甲주택 정도의 통상 채권적 전세보증금액수에 훨씬 못 미침은 분명한 점, 통상 종전 거주지의 정리 문제 등이 필수적일 텐데도 쟁점임대차계약 체결 당일 바로 가족 전체의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까지 마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쟁점임대차계약 체결일로부터 3개월 정도 만에 甲주택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된 점 등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방식 및 경과에 비추어 보면, e는 소액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매개시결정 전에만 대항요건을 갖추면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악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e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보호대상인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6. 8. 12.선고 2015나766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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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안의 사실관계에 대해 덧붙이자면, e는 甲주택의 소유자가 아닌 공인중개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甲주택의 소유자인 a의 인감증명서, 위임장을 확인하거나 a에게 전화 등으로 임대 여부를 확인한 사실이 없으며, 더욱이 스스로 임차인 모집전단지를 보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임대차계약은 장기계약이고, 임대인의 의사에 따라 인도청구를 당할 수도 있으며, 2년 후 그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아야 하므로 소유자의 의사 확인이 필수임에도 e는 이를 완전히 해태하였던바, 이러한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방식은 정상적인 임대차계약이 아님을 알면서 소액임대차보증금제도를 제도를 악용할 목적에서 행해진 것으로 e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