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와 그 지상건물의 일괄매각과 소액임차인에 대한 배당

​

  여러 개의 부동산을 경매로 매각하는 경우 원칙은 개별매각이나, 토지에 대하여 저당권설정 당시에 그 지상에 건물이 없고, 저당권설정 후에 설정자가 당해 토지에 건물에 건축하였고, 경매신청 시에 토지와 지상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한 경우에는 토지와 건물은 일괄매각될 수 있다(민법 제365조). 이러한 민법 제365조에 의한 일괄매각에서는 매각대금 중 토지의 매각대금 부분에 대해서는 토지 저당권자가 배당을 받고, 건물의 매각대금부분은 당해 건물의 저당권자 등 담보권자, 배당요구채권자가 배당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예외적으로 토지의 저당권자가 민사집행법 제268조, 제88조의 규정에 의한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였거나 그 밖에 달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으로서 필요한 요건을 갖춘 경우 토지 저당권에게 건물 매각대금이 배당될 수도 있지만 별도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

   그런데 건물에 대한 소액임차인인 경우에는 조금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지상건물이 없었던 토지에 저당권이 설정된 후 건축된 건물의 소액임차인에게는 대지의 환가대금에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는 않지만, 토지에 관한 근저당권설정 당시 그 지상에 건물의 규모, 종류가 외형상 예상할 수 있는 정도까지 건축이 진전되어 있고 그 지상에 건물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지상건물의 소액임차인에게 대지의 매각대금에 대한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

​

   이에 대해 우리 법원 역시, “임차주택의 환가대금 및 주택가액에 건물뿐만 아니라 대지의 환가대금 및 가액도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1999. 1. 21. 법률 제56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1항 및 제8조 제3항의 각 규정과 같은 법의 입법 취지 및 통상적으로 건물의 임대차에는 당연히 그 부지 부분의 이용이 수반하는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대지에 관한 저당권의 실행으로 경매가 진행된 경우에는 그 지상 건물의 소액임차인은 대지의 환가대금 중에서 소액보증금을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나, 이와 같은 법리는 대지에 관한 저당권 설정 당시에 이미 그 지상 건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저당권 설정 후에 비로소 건물이 신축된 경우에까지 공시방법이 불완전한 소액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을 인정한다면 저당권자가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는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부당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소액임차인은 대지의 환가대금에 대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7. 23.선고 99다25532 판결).

​

  한편 이러한 소액임차인의 대지의 환가대금에서의 우선변제권 행사는 임차한 목적물이 미등기 또는 무허가 건물인 경우에도 인정된다. 대항요건 및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과 소액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을 인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미등기 주택을 달리 취급하는 특별규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차주택의 등기 여부에 따라 그 우선변제권의 인정 여부를 달리 해석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적용대상을 축소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소액임차인은 대지에 대한 경매신청의 등기 전에 소액임차인으로서 우선변제권을 행사하기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요건을 갖추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