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완료된 후에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은 공사업자의 유치권 주장 가능성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 판결)

[ 판례 해설 ]

공사업자에게 유치권은 가장 핵심적인 카드이다. 특히 채무자는 물론, 경매절차의 낙찰자 역시 유치권을 해결해야만 낙찰받은 물건을 자유롭게 사용, 수익할 수 있다. 이러한 유치권은 분명히 기존의 담보물권 질서를 해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유치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법에서 요구하는 성립요건을 모두 갖추었는지에 대해서 엄격하게 판단한다. 

유치권 성립요건에 있어서 점유가 핵심이라고 계속해서 설명했다. 하지만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공사업자가 유치권 현장을 계속해서 점유하고 있을 수는 없다. 다른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해야 공사대금을 받고, 이를 통해 사업이나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 유치권을 주장하는 공사업자는 다른 공사현장에서 일하다가 경매 개시 소식을 접하고 나서 다시 문제의 현장으로 복귀해서 유치권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공사업자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다소 냉정하게 판단한다. 즉, 유치권자의 점유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기 전부터 점유가 지속되어야 하는데, 아무리 생계 유지 목적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경매개시 이후에 시작된 점유로는 유치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공사업자는 유치권을 이유로 경매절차의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유치권자의 점유는 경매개시결정 전에 이뤄지는 법원의 현황조사서를 통해 확인한다. 즉, 법원 조사관이 유치물을 조사할 때 현황조사서에 점유자로 기재되어 있다면 경매개시결정 전부터 점유하고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공사업자가 유치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유치권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거나, 타인을 통한 간접점유 요건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 법원 판단 ]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선정자 y를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이 주식회사 a기계공업 소유의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신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a기계공업의 채권자인 k의 신청에 기한 2002. 5. 6.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라 같은 해 5. 13. 이 사건 공장건물들 및 그 부지 등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위 선정자들이 위 공장건물들 중 선정자 y가 임차하고 있던 이 사건 건물 및 부지 부분에 대하여는 위 선정자에 대한 a기계공업의 점유물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음으로써 2003. 4. 30.경부터 위 선정자를 통한 간접점유를 시작하고, 나머지 공장건물들 및 부지에 대하여는 늦어도 경비원을 고용하여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 5. 23.경부터 a기계공업으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아 직접점유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선정자들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위 점유이전에 기한 유치권의 취득으로써 위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인도와 아울러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전체 부지 지상에 설치한 판시 컨테이너의 철거와, 원고가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2003. 9. 25.부터 그 인도 완료시까지 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각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부동산의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처분금지의 효력, 점유 및 재산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