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자가 점유를 불법적으로 침탈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즉시 그 점유를 회수하거나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하여 점유를 회수하지 않은 이상 적법한 유치권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4가단 13397 판결)

사실관계

가. 주식회사 우리프라자(이하 ‘우리프라자’라 한다)는 d토지에 e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라 한다)을 건축, 분양하는 사업을 시행하였고, 피고는 우리프라자와 사이에 체결된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를 진행하였다.

나. 피고는 우리프라자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의 공사대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여,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한 이후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고 이를 계속 점유하고 있던 중 우리프라자가 2013. 9. 24. 디지털도어록의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한 후 원고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가 이전하였다.

다. 그 후 피고는 2013. 11. 27. 자력탈환권의 행사로 다시 디지털도어록을 교체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회복하였는바, 2013. 11. 27.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

법원판단

가. 피고는 2013. 11. 27. 자력탈환권의 행사로 다시 디지털도어록을 교체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회복하였는바,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위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유치권에 기하여 적법하게 점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가사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건물이 완공된 후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가 계속 적법하게 점유하고 있었고 우리프라자가 2013. 9. 24. 디지털도어록의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한 후 원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게 된 것이 피고의 점유를 불법적으로 침탈한 것이라 하더라도, 유치권자가 점유를 상실한 이상 그것이 불법적인 점유침탈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유치권은 소멸되는 것이고(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72189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46215 판결 참조), 민법 제209조 제2항에 규정된 점유자의 자력탈환권은 점유가 침탈되었을 때 시간적으로 좁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자력으로 점유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위 규정에서 말하는 ‘직시’란 ‘객관적으로 가능한 한 신속히’ 또는 ‘사회관념상 가해자를 배제하여 점유를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되도록 속히’라는 뜻으로 해석할 것이므로 점유자가 침탈사실을 알고 모르고와는 관계없이 침탈을 당한 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면 자력탈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1993. 3. 26. 선고 91다14116 판결 참조),

다.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2013. 9. 24. 침탈된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그로부터 2개월이 이미 경과한 2013. 11. 27. 탈환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는 적법한 자력탈환권의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현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점유는 불법행위에 기한 점유라고 볼 수 있고 불법행위에 의하여 시작된 점유에 기초하여서는 유치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민법 제320조 제2항), 결국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판례해설

경매 특히 유치권 강의를 할 때마다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보다도 점유이다. 즉 유치권의 요건 중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점유이므로 그와 같은 점유가 판단의 기준 시점인 변론 종결시까지 존재하지 않은 이상 공사 대금을 가지고 기존에 점유를 하였더라도 유치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 이와 동일한 차원에서 1심에서 유치권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가집행에 의해 집행을 당하였다면 2심에서 유치권을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법원 집행에 의하여 점유를 상실 당하였기 때문에 유치권자는 승소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더 나아가 유치권자가 그 점유를 불법침탈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점유를 회복하거나 점유회수의 청구를 통하여 점유를 회복하지 않은 이상 유치권은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