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임채권이 양도된 경우, 

임차인이 보증금에서 연체한 차임 상당액의 공제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보증금이 수수된 임대차계약에서 차임채권이 양도된 경우,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어 목적물을 반환할 때까지 연체한 차임 상당액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것을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13다77225 판결)

사실관계

가. 소외 주식회사 비엔디(임대인)는 피고(임차인)와 a점포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금을 1억 원으로 하고 매달 일정 차임을 지급 받기로 하였다.

나. 소외 주식회사 비엔디는 피고에 대한 차임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다.

다. 원고가 차임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임대차 계약 종료 후 목적물 반환 시까지 연체한 차임 상당액을 소외 주식회사 비엔디에게 지급한 보증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항변하였다.

법원판단 

가. 부동산 임대차에서 수수된 보증금은 차임채무, 목적물의 멸실ㆍ훼손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등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것으로서 그 피담보채무 상당액은 임대차관계의 종료 후 목적물이 반환될 때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되므로(대법원 1999. 12. 7. 선고 99다50729판결 참조), 보증금이 수수된 임대차계약에서 차임채권이 양도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은 그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어 목적물을 반환할 때까지 연체한 차임 상당액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것을 주장할 수 있다. 

나. 원고가 이 사건 점포의 임대인인 소외인과 주식회사 비엔디로부터 임차인인 피고에 대한 차임채권을 양수하였다며 피고를 상대로 연체된 차임 1억5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데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공제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어 이 사건 점포를 반환할 때까지 연체한 차임 1억500만 원 중 1억 원이 보증금에서 공제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판례해설

간혹 채권자의 지위에 있는 의뢰인이 자신의 채무자가 제3자와의 관계에서 임차인의 지위에 있는 경우, 채무자의 임대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양도받는 것에 관하여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 그와 같은 경우 양수인은 해당 임대차보증금의 액수와 더불어 차임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존재한다면 얼마인지, 임대차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일반적인 채권양도의 경우, 양도인인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양도 통지를 한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제3채무자는 양도인에 대한 사유로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채권 양도의 대상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인 경우에는 일반적인 채권 양도와 다르게 양도 당시에는 임대차보증금이 잔존하여 있으나, 실제 임대계약이 종료되어 이를 수령하는 시점에는 잔존한 임대차보증금이 없거나 양도시보다 훨씬 적은 금액만이 잔존해있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채무자인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한 차임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임대차 법리상 당연한 결과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연체된 차임 상당액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으므로, 채무자인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양도 이후에 임대인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하지 않아 연체차임이 발생한 경우에도 이를 이미 양도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서 공제하여 결국 추후 양수인이 받을 임대차보증금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즉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 양도된 후에는 임차인이 차임을 연체하여도 임대차보증금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좋으나, 대상 판결에서 살펴본 법리와 같이 임대차 만료 시까지 채무자인 임차인이 연체한 모든 차임이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되므로 심한 경우에는 보증금이 남지 않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채무자인 임차인은 이와 같은 상황을 악용하여 일부러 차임을 지급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양도채권을 무력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채권자가 임차인인 채무자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양수하는 경우에는 해당 임대차 계약상 보증금 이외에 차임이 존재하는지 여부 및 차임이 존재한다면 얼마인지, 임대차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파악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양수할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