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 임차인에 대한 배당문제

다가구주택 임차인이 임차한 주택에 대해 전세권설정등기를 했더라도 위 등기의 효력은 건물부분에 국한되는바, 위 임차인의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다른 임차인보다 늦는다면 다가구주택과 주택대지가 경매로 넘어간 경우, 다가구주택에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임차인은 대지 매각 대금에 대해서는 선순위로 배당을 받지 못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었다(대법원 2014다10007 판결).

   간략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a는 2008. 9.경 경기도 평택시 소재 다가구주택에 전세 보증금 6천만 원을 주고 입주하면서 위 주택에 대하여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 하였다. 그 후 b는 일 년 뒤인 2009년 위 주택 다른 층에 5천만 원을 내고 입주하는 동시에 전입신고를 한 뒤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a는 b가 입주한 후 뒤늦게 위 주택 임대차와 관련하여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다. 그런데 위 다가구주택은 2012년 경매로 넘어갔고, a는 전세권설정자로서 건물과 토지 매각대금을 b보다 우선 배당받게 되었다. 이에 b는 a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더 늦게 받았는데 배당금을 선순위로 받은 것은 부당하다면서 a를 피고로 하여 배당이의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 2014다10007판결은, “주택임차인이 그 지위를 강화하고자 별도로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주택임차인으로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전세권자로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근거와 성립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것이다. 대지와 건물을 일괄 경매 하더라도 대지에 관한 권리자는 대지매각대금에서, 건물에 대한 권리자는 건물대각대금에서 각각 배당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 2 제1, 2항에 의하면 임차주택에 대하여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고 확정일자까지 갖춘 임차인은 건물과 그 대지를 판 돈 모두에 대해서 다른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생기지만, 다가구주택에 전세권을 설정한 임차인은 대지를 판 돈에 대해서는 우선변제권을 갖지 못한다고 하면서, a에게 배당된 금액 중 일부분을 b에게 배당해야 한다.”는 b일부승소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대법원의 이와 같은 판결은,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같은 집합건물은 전세권의 효력이 건물과 대지에까지 모두 미치지만, 건축법 시행령 상 다가구주택은 집합건물이 아니고 한 사람만 소유하는 일반건축물로 취급하기 때문에 가구별로 구분소유가 불가능하고 임차인이 전세권을 설정해 두더라도 그 효력이 대지에까지 미치지 않는다는 법리에 의한 것이다. 즉 다가구주택 임차인이 전세권 설정등기를 했더라도 위 전세권등기의 효력은 건물에 국한되는바, 다른 임차인보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늦는다면 다가구주택이 경매로 넘어간 경우 대지 매각 대금에 대해서는 선순위로 배당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본인이 임차하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법적성격에 따라 배당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바, 본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본인 임차 주택이 다세대주택인지 다가구주택인지 여부에 대해 확실히 알아둘 필요성이 있다.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모두 건물연면적 660㎡이하의 저층 건축물의 형태여서 외관상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다. 따라서 주택 임차 시 반드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전유부분 별로 개별 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에는 다세대주택, 하나의 건물로 등기가 되어있는 경우에는 다가구주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만일 다가구주택에 대한 임차인 경우라면 위 판례에서 보듯 전세권설정등기만으로는 경매절차에서 본인의 권리가 제한적일 수 있는바,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 했다고 안심하지 말고 반드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까지 받아두시기를 조언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