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등기와 그 부기등기에 의한 사해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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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래의 판결에 따르면, 채무자와 사해행위를 하고 그에 기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친 수익자가 자기 앞으로 본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채 가등기의 부기등기로 가등기상의 권리를 전득자에게 양도한 경우 그 수익자는 사해행위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원물반환의무도, 가액배상의무도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대법원 2004다70079 판결 참조). 이러한 판례의 법리에 의하면 사해행위에 대하여 가장 책임이 큰 최초 가등기권자인 수익자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나아가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친 전득자가 선의인 경우에는 사해행위의 취소소송을 제기한 자는 전득자를 상대로도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으므로, 결국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한 자는 누구에게도 사해행위취소에 의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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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비합리적인 결론을 바로잡기 위해 대법원 2015. 5. 21.선고 2012다952판결은 종전 대법원 2004다70079 판결을 변경하여, 사해행위 매매계약에 기하여 수익자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친 후 전득자 앞으로 그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치고 나아가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까지 마친 경우에는 취소채권자는 수익자를 상대로 그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익자는 원상회복의무로서 가액배상의무를 진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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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판례의 의미는 부기등기로 이전되는 가등기권자의 지위는 최초 가등기에 의하여 성립한 것이며 따라서 최초 가등기권자의 지위는 부기등기로 인하여 더 이상 가등기권자가 아닌 경우에도 수익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는 것이고, 후에 본등기가 경료된다고 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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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따라 가등기를 이용한 사행행위인 경우 전득자 앞으로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 및 본등기가 마쳐진 경우라도 수익자를 상대로 가액배상을 구할 수 있게 되었던바, 정의와 공평의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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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사실관계와 판결요지를 간단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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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9. 13. a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2006. 8. 31.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b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가 마쳐졌다가, 2006. 9. 18. 등기관이 착오발견을 이유로 직권으로 위 가등기권자를 c 및 b회사로 경정하는 각 부기등기를 마쳐졌다. 이어서 위 부동산에 관하여 수분양자 앞으로 매매 또는 계약양도를 원인으로 한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가 마쳐졌다가 수분양자 앞으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마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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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2015. 5. 21.선고 2012다952판결은, “사해행위인 매매계약에 기하여 수익자 앞으로 가등기를 마친 후 전득자 앞으로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치고 나아가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까지 마쳤다 하더라도, 위 부기등기는 사해행위인 매매예약에 기초한 수익자의 권리의 이전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부기등기에 의하여 수익자로서의 지위가 소멸하지는 아니하며, 채권자는 수익자를 상대로 사해해위인 매매예약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설령 부기등기의 결과 가등기 및 본등기에 대한 말소청구소송에서 수익자의 피고적격이 부정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수익자의 원물반환의무인 가등기말소의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된다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익자는 가등기 및 본등기에 의하여 발생된 채권자들의 공동담보 부족에 관하여 원상회복의무로서 가액을 배상할 의무를 진다.”고 판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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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판례의 법리에 의해, 위 사실관계에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려는 자는 매매예약에 관한 수익자인 c와 b회사를 상대로 매매예약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고, 위 수익자들 명의의 가등기말소의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 하더라고 원상회복의무로서 c와 b회사에게 가액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