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채권으로는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

  건물건축과정에서 공사업자에게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으나 건축자재대금을 받지 못한 건축자재공급자가 자신의 건축자재를 사용하여 완성된 건물에 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건축자재공급자는 건축자재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완성된 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는 없고 단지 공사업자에게 건축자재대금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실제로 문제가 되었던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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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는 b로부터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c에게 2003. 4. 공사에 필요한 시멘트, 모래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으나, 건축자재대금 1억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b는 위 주상복합건물에 관하여 2004. 7.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d는 2005. 2. 15. 개시되어 2005. 2. 17.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진 강제경매절차에서 위 주상복합건물 중 일부(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매수하여 2010. 5. 대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a는 b와 c의 승낙을 받아 2004년 말부터 d가 강제경매절차에서 매수한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2005. 1. 20. 전입신고를 하였고, 위 경매절차에서 2005. 3. 10. 경매법원에 이 사건 아파트를 비롯한 위 주상복합건물 각 호실에 대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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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안에서 대법원은, “a는 건물신축공사의 수급인인 c와의 약정에 따라 그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모래 등의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을 뿐인바, 이러한 a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은 그 건축자재를 공급받은 c와의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에 불과한 것이고, a가 공급한 건축자재가 c에 의해 위 건물의 신축공사에 사용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위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하여도 건축자재의 공급으로 인한 매매대금채권이 위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a의 건축자재대금채권과 위 건물과의 결연성을 부인하여 a에게 위 건물에 대한 유치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2. 1. 26.선고 2011다9620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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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하는데, 이를 소위 유치권의 피담보채권과 물건과의 결연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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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와 같은 결연성은 물건 자체에 대하여 생긴 채권을 보다 강하게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유치권의 인정 취지를 고려하여 상당히 엄격하게 해석된다. 또한 경매절차에서 경매목적물에 유치권이 성립하는 경우 유치권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해서도 경매목적물에 대한 인도거절권능을 갖게 되어 유치권은 사실상 최우선순위담보권을 확보하는 지위에 서게 되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 법원은 대체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에 대하여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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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건물신축공사를 한 수급인이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그 건물을 점유한 경우 유치권이 인정되는 경우와 달리, 건축자재매매대금 채권자는 자신이 공급한 건축자재를 사용하여 완성된 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