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토지 위의 단독건물과 지상권 성립여부

   우리 민법은 “저당물의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는 건물소유자에 대하여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지상권을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민법 제366조). 아울러 명문 규정은 없지만 토지와 건물이 동일 소유에 속하였다가 그 중 어느 하나가 매매 또는 기타 원인으로 인하여 소유자가 다르게 되었고, 건물철거의 특약이 없는 경우에는 건물소유자에게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된다. 양자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지는 원인이 각각 저당권설정에 따른 경매와 매매 또는 기타의 원인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동일 소유였던 토지와 건물의 소유관계가 변경되는 경우의 문제라는 측면에선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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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지상권 법리는 토지와 건물이 단독소유인 경우뿐만 아니라 공유관계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즉 토지와 건물이 공유관계인 상황에서의 지상권 문제도 토지와 건물 소유관계의 동일성에 입각하여 지상권 존부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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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문제가 되었던 사건을 살펴보겠다.

   a, b, c, d는 甲 토지를 1/4씩 공유하고 있었는데, 토지 공유자 중 1인인 a가 다른 공유자 b, c의 동의를 얻어 甲 토지 위에 건물을 건축하였다. 그 후 e는 甲 토지의 공유자 d로부터 공유지분을 취득한 후 공유물분할을 신청하여 경매를 통해 甲 토지 전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아울러 e는 甲 토지의 소유권자로서 甲 토지위에 존재하는 a소유 건물에 대해 철거소송을 제기하였는데, a는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 소유였다가 경매를 통하여 토지의 소유권만이 변경된 경우에 해당하여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고 항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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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우리 대법원은, “토지의 공유자의 한 사람이던 a가 다른 공유자의 지분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건물을 건축하였고, e는 그 후 공유자 일부로부터 공유지분을 취득하여 공유물분할방법으로 경매를 통하여 이 사건 토지 전부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므로, 이는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 소유였다가 경매를 통하여 토지의 소유권만이 e에게 속하게 된 경우에 해당하여 a는 그 토지에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나, 이와 같은 경우 토지 자체에 관하여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이 성립되는 것으로 보게 되면 이는 토지공유자의 1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지분을 제외한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대하여서까지 지상권설정의 처분행위를 허용하는 셈이 되어 부당하다.”고 판시하여 a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e의 청구를 받아들였다(대법원 1993. 4. 13.선고 92다5575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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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은 판례의 취지는, 공유토지에 대한 지상권 성립여부 판단 시에도 지상권 법리의 기본요건에 따라 토지공유자 전체에 대하여 지상권 성립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토지공유자 중 1인에게만 지상권 성립요건이 충족된 것만으로는 지상권이 성립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매목적물에 대한 지상권 성립여부에 따라 경매목적물의 가치가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지상권 성립여부가 문제되는 부동산에 대한 경매참여시에는 보다 면밀한 권리분석이 반드시 필요한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권리분석 후 경매에 참여하시기를 권유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