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순위 전세권자의 채권자에 대한 배당에 관하여

  위 사례에서 d의 채권계산서 제출이 적법한 배당요구일까? 또한 f는 최선순위 전세권이 소멸된 부동산을 취득하게 되는 것일까? d가 제출한 채권계산서에는 d의 c에 대한 채권의 원인과 액수만 기재되고 c의 전세권설정자에 대한 채권의 원인과 액수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세권이 존속기간의 만료 등으로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소명자료가 제출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위 채권계산서의 제출로 d가 채권자대위권이나 추심권한에 기하여 적법하게 배당요구를 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甲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었다고 하여도 최선순위 전세권은 소멸되지 않아 f는 이를 인수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그런데 전세권이 존속기간 만료 등으로 종료된 경우, 최선순위 전세권자 뿐만 아니라 최선순위 전세권자의 채권자 또한 배당요구종기까지 전세권이 존속기간 만료 등으로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여, 전세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채권자대위권에 기하거나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자기 이름으로 배당요구를 할 수 있는바, 경매참여자들은 최선순위 전세권자의 채권자가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아울러 확인하여 불측의 부담이 인수되는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전세권이 존속기간의 만료나 합의해지 등으로 종료하면 전세권의 용익물권적 권능은 소멸하고 단지 전세금반환채권을 담보하는 담보물권적 권능의 범위 내에서 전세금의 반환 시까지 전세권설정등기의 효력이 존속하므로, 전세권이 존속기간의 만료 등으로 종료한 경우라면 최선순위 전세권자의 채권자는 전세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채권자대위권에 기하거나 전세금반환청구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다음 추심권한에 기하여 자기 이름으로 전세권에 대한 배당요구를 할 수 있다. 다만 경매의 매각절차에서 집행법원은 원래 전세권의 존속기간 만료 여부 등을 직접 조사하지는 아니하는 점, 또 건물에 대한 전세권이 법정갱신 된 경우에는 등기된 존속기간의 경과 여부만 보고 실제 존속기간의 만료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는 점 및 민사집행규칙 제48조 제2항은 ”배당요구서에는 배당요구의 자격을 소명하는 서면을 붙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최선순위 전세권자의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이나 추심권한에 기하여 전세권에 대한 배당요구를 할 때에는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요건을 갖추었다거나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는 점과 아울러 전세권이 존속기간의 만료 등으로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소명 자료를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 11. 17.선고 2014다10694 판결).

   실제 사실 관계를 통해 판례를 이해해 보자.

   甲부동산에 관하여, 1997. 5. 전세권자 a 명의로 전세금 5천만 원, 존속기간 1999. 4. 로 된 전세권설정등기가 마쳐졌고, 1997. 6. 근저당권자 b 명의로 채권최고액 3억 5천만 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 한편 위 a 명의의 전세권설정등기에 관하여 1998. 4. c 명의로 전세권이전부기등기가 마쳐졌다. d는 2008. 1. 인천지방법원 2007타채13949호로 c의 전세금반환채권 중 2천만 원 부분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고 2008. 4. 이 사건 전세권부채권 압류의 부기등기를 마쳤으며, e는 2009. 5. c의 전세금반환채권 중 1천만 원 부분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고 2009. 6. 이 사건 전세권부채권 압류의 부기등기를 마쳤다. 그 후 근저당권자 b의 신청에 따라 2011. 5. 甲부동산에 대한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배당요구의 종기가 2011. 8.로 정해졌다. d는 2011. 5. 집행법원에 채권계산서를 제출하였는데, 거기에는 ‘인천지방법원 2007타채13949호로 경매개시결정 등기 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문을 득하였으므로 30,187,787원을 배당해 달라‘는 내용이 기재되고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문 사본과 c에 대한 총괄잔액 조회표가 첨부되어 있을 뿐이었다. 배당요구의 종기가 지나자, 집행법원은 ’c의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되지 아니하고 매수인에게 인수된다.’는 취지를 기재한 매각물건명세서를 작성, 비치하고 입찰기일 공고에도 같은 취지를 기재한 상태에서 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 그 후 경매절차에서 f가 甲부동산을 낙찰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 하였다.

   위 사례에서 d의 채권계산서 제출이 적법한 배당요구일까? 또한 f는 최선순위 전세권이 소멸된 부동산을 취득하게 되는 것일까? d가 제출한 채권계산서에는 d의 c에 대한 채권의 원인과 액수만 기재되고 c의 전세권설정자에 대한 채권의 원인과 액수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세권이 존속기간의 만료 등으로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소명자료가 제출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위 채권계산서의 제출로 d가 채권자대위권이나 추심권한에 기하여 적법하게 배당요구를 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甲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었다고 하여도 최선순위 전세권은 소멸되지 않아 f는 이를 인수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