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임대차계약내용과 사업자등록사항이 불일치하는 경우와 대항력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의 내용과 사업자등록의 등록사항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실제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아닌 공시된 사업자등록의 등록사항을 기준으로 상가건물 임대차계약법상 대항력 존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2016. 6. 9. 선고 2013다215676 판결). 다만 2015. 5. 13. 이후에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경우에는 보증금액과 무관하게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이 인정되므로, 임대차계약시점에 따라 대항력 존부에 대한 결론이 달라진다.

실제 사실관계를 통하여 이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a와 b는 2005. 10. 31. 甲점포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1억 5천만 원, 월 차임은 2백만 원으로 하고 그 중 차임의 지급을 상가가 형성될 때까지 유보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07. 10. 2. 차임을 면제하기로 합의하였다. a는 甲점포에 대하여 2005. 11. 10. 임대차보증금 5천만 원 및 월 차임 2백만 원의 임대차계약서를 첨부하여 편의점에 관한 사업자등록을 신청하였고, 또한 2007. 1. 10. 임대차보증금 1억 원의 임대차계약서를 첨부하여 약국에 관한 사업자등록을 신청하였는데, 위 각 임대차계약서에는 차임의 면제 또는 지급유보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되어 있지 않았다. c세무서장이 발급한 甲점포에 관한 등록사항현황서에서도 2005. 11. 10.자 사업자등록 당시의 임대차보증금이 5천만 원이고 월 차임은 2백만 원이며, 2007. 1. 10.자 사업자등록 당시의 임대차보증금이 1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한편 d는 2011. 11. 11. 경매절차에서 甲점포를 매수하여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에서 건물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업자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대차의 존재와 내용을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이므로, 사업자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지는 일반 사회통념상 사업자등록을 통해 건물에 관한 임대차의 존재와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사업자등록신청서에 첨부한 임대차계약서와 등록사항현황서에 기재되어 공시된 임대차보증금 및 차임에 따라 환산된 보증금액이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적용대상이 되기 위한 보증금액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실제 임대차계약의 내용에 따라 환산된 보증금액이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임차인은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는 임대차계약이 변경되거나 갱신되었는데 임차인이 사업자등록정정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등록사항현황서 등에 기재되어 공시된 내용과 실제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불일치하게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6. 6. 9. 선고 2013다215676 판결).

위 사실관계를 다시 살펴보면, a는 b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차임의 지급을 유보하고 나아가 차임면제의 합의를 하였던바, 甲점포에 대한 임대차계약은 실제로는 차임 없는 임대차보증금 1억 5천만 원의 임대차계약으로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등록사항현황서 등에는 여전히 임대차보증금 5천만 원 및 1억 원 외에 월 차임 2백만 원이 기재되어 공시되었고, 이와 같이 등록사항현황서 등에 기재되어 공시된 각 임대차보증금 및 차임에 따라 환산된 보증금액은 3억 5천만 원으로서 서울에서 2008. 8. 21. 전에 체결된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이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으로 되기 위한 보증금액의 한도인 2억 4천만 원을 초과하므로 a는 甲점포를 매수한 d에 대하여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다만 우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2015. 5. 13.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차에 대하여도 대항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개정되었던바(2015. 5. 13. 법률 제13284호로 개정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항, 제3항), 2015. 5. 13. 법 개정 후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차의 경우는 이와 같은 법리의 적용되지 않고 보증금액과 상관없이 대항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만일 a와 b간의 임대차계약 시점이 2015. 5. 13. 이후였다면 동일한 사실관계에서라도 a는 甲점포를 매수한 d에 대하여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는바 d는 a에게 甲점포를 인도해 달라는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