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를 침탈당한 유치권자의 대응방안

  유치권의 요건 중에 하나가 점유의 계속이다. 유치권은 점유를 기본 요건으로 하므로 점유가 계속되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고 유치권자가 점유를 잃으면 유치권은 소멸하게 된다(민법 제328조). 이와 같이 점유의 계속이 유치권 존부 판단에 중요한 요소임에 따라 채무자는 채권자가 방심한 틈을 타거나 채권자가 조치해 놓은 장치 등을 제거하는 등의 방법으로 점유를 침탈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그러면 이렇게 점유를 침탈당한 유치권자는 어떠한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채무자의 점유침탈을 문제 삼아 점유의 계속을 인정받을 수는 없을까? 실제 사례를 통해 점유를 침탈당한 유치권자의 대응방안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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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는 b회사로부터 甲건물 신축공사를 공사대금 185억 원에 도급받고, 甲건물에 다락을 설치하는 공사를 공사대금 12억 원에 도급받아 2004. 6.말경 이를 완공하였다. 그런데 b회사는 a에게 공사대금으로 77억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공사대금은 지급하지 않았던바, 이에 a는 2004. 8.경부터 甲건물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였다. 그 후 a는 2008. 6.경 甲건물 2층의 상가 31채에 관하여 민법 제666조의 저당권설정청구권 행사에 따른 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후 이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고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 c는 위 경매절차에서 위 상가 31채 중 乙상가를 매수하여 2009. 7. 28.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a는 위 경매절차에서 53억 원을 배당받았다. 한편 c는 乙상가에 대한 a의 점유를 침탈한 다음, d에게 d에게 임대하였던바 a는 c를 상대로 유치권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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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우리 법원은, "c의 점유침탈로 a가 점유를 상실한 이상 유치권은 소멸하고, a가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점유를 회복하면 점유를 상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되어 유치권이 살아나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점유를 회복하기 전에는 유치권이 되살아나는 것이 아님에도, a가 乙상가에 대한 점유를 회복하였는지를 심리하지 아니한 채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하여 점유를 회복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a의 유치권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판결에 점유상실로 인한 유치권 소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여 a의 청구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12. 2. 9.선고 2011다7218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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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유를 침탈당한 a가 자신의 유치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점유 침탈 자체를 원인으로 하여 법원에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해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a의 점유는 처음부터 상실되지 않았던 것으로 되어 유치권이 살아나게 된다. 그러나 점유회수의 소제기로 인한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고려할 때 점유를 침탈당한, 혹은 점유를 게을리 한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치권자로서는 점유를 상실한 후 별도로 소송을 통해 이를 되돌리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보안업체를 통한 점유를 강구하거나 중첩된 시건장치 등을 통해 점유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