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등기에 대해 말소회복등기를 구하는

소 가능할 수 있다

​

  폐쇄등기는 현재의 등기로서의 효력이 없고, 폐쇄된 등기기록에는 새로운 등기사항을 기록할 수도 없으므로, 폐쇄등기 자체를 대상으로 하여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는 것이 종전 판례였다. 그러나 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뒤 등기부가 폐쇄되었어도 진정한 권리자는 부적법하게 말소되지 않았다면 현재의 유효한 등기기록에 옮겨져 기록됐을 등기 등을 대상으로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실제 사례를 통해 구체적 법리를 이해해 보자. 

​

   甲은 a임야와 b임야의 각 공유지분권자인데 1991. 6.경 위 각 공유지분을 乙호텔에 매도하였고, 丙은 1992. 10.경 乙호텔 명의의 위 각 공유지분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그 후 甲과 乙호텔 사이의 소송에서 위 각 공유지분에 대한 매매가 무효라는 판결이 확정되어 乙호텔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는데, 당시 丙이 근저당권자로서 위 등기 말소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丙의 승낙서나 그에 갈음하는 판결등본이 제출되지 않았다. 그 후 a임야는 c토지로 환지되었고, b임야는 d, e임야로 분할되었는데, c토지와 d, e임야의 각 등기기록에는 乙호텔의 등기 및 말소등기가 옮겨 기록되지 않았고, a, b임야의 각 등기부는 폐쇄되었다. 丙은 乙호텔의 위 각 공유지분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가 乙호텔의 위 각 공유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고 이후 해당 토지에 대한 분할 및 환지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등기부에 이런 사실이 누락되어 근저당권등기를 잃게 되자 a, b임야의 종전 등기상의 乙호텔 명의 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우리 법원은, “부동산등기법 제33조가 등기기록에 등기된 사항 중 현재 효력이 있는 등기만을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등기실무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진정한 권리자의 권리구제가 곤란하게 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등기가 부적합하게 말소된 상태에서 현재 효력이 있다고 보이는 등기만을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한 후 종전 등기기록을 폐쇄함으로써 진정한 권리자의 말소된 등기가 폐쇄등기로 남게 된 경우와 같이,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되지는 못하였지만 진정한 권리자의 권리실현을 위하여 말소회복등기를 마쳐야 할 필요가 있는 때에도 등기가 폐쇄등기로 남아 있다는 이유로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되지 아니하였더라면 현재의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되었을 말소된 권리자의 등기 및 그 등기를 회복하는 데에 함께 옮겨 기록되어야 하는 등기에 관하여 말소회복등기절차 등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그 사건에서 말소회복등기절차 등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는 한편 현재의 등기기록에 이미 기록되어 있는 등기 중 말소회복등기와 양립할 수 없는 등기가 모두 말소되면, 등기관은 새로운 등기기록에 등기사항을 처음 옮겨 기록할 당시 말소된 권리자의 등기 및 그 등기를 회복하는 데에 필요한 등기도 함께 옮겨 기록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누락한 것으로 보아 부동산등기법 제32조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들 등기를 현재의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한 다음 그 등기에서 위 확정판결에 기한 말소회복등기 등을 실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丙에게 소의이익이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1다41239 판결).

​
   이러한 판례의 변경으로 인하여, 진정한 권리자가 폐쇄등기부상 부당하게 말소된 등기를 회복하는 것에 곤란함이 있었던 종전의 모습에서 탈피해 폐쇄등기에 대해서도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등기관이 해당 사항을 직권 경정할 수 있게 돼 권리구제가 신속하게 이뤄지게 되었다.

​

   사안을 다시 살펴보면, 당시 丙이 근저당권자로서 乙호텔 명의의 위 a, b임야의 각 공유지분에 대한 등기 말소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丙의 승낙서나 그에 갈음하는 판결등본이 제출되지 않았던바, 乙호텔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는 부당하여 丙이 제기한 乙호텔 명의 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는 타당하다. 따라서 등기관은 乙호텔의 소유권이전등기와 말소등기 등의 내용을 현재의 등기부에 기록한 후 확정판결에 기하여 乙호텔 명의 등기의 말소회복등기를 실행하는 방법으로 등기부를 정리할 수 있는바, 진정한 권리자인 丙의 권리는 회복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