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차인은 임차기간과 무관하게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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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권리금 계약에 따라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임대인이 방해할 수 없고, 방해하는 경우 임차인에게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 제1항, 제3항). 이러한 임차임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은 세든 지 5년이 지나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상가 임차인에게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따라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5년으로 규정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을 이유로 기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임대인은 동법 제10조의 4 제3항에 따라 임차인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대전지방법원 2017. 5. 19. 선고 2016나108951 판결).

실제 사실관계를 통하여 이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a는 1992년경 b로부터 甲점포를 임차하여 그 무렵부터 甲점포에서 떡집을 운영해 왔다. c는 2012. 6. 28. b로부터 甲점포를 매수하고 2012. 8. 9.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c는 2013. 8. 30. a와 甲점포를 임대차보증금은 5천만 원, 차임은 월 1백만 원, 임대차기간은 2013. 8. 30.부터 2015. 8. 29.까지로 정하여 임대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임대차계약의 특약사항에는 “점포의 권리금과 시설비를 일절 인정하지 않으며, 민·형사로 이를 청구할 수 없음”이라고 정하고 있다. 이후 c는 2015. 6. 22. 경 및 2016. 7. 29.경 두 차례에 걸쳐 a에게 위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한편 a는 2015. 6. 27. d에게 甲점포에 관한 유·무형의 시설과 재산적 가치를 권리금 1억 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c는 d와 甲점포 부분에 관하여 새로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거절하였다. c가 2015. 12. 11. a에게 甲점포를 인도할 것을 청구하자, a는 c에 대하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에 따라 권리금회수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c는 “a의 甲점포에 대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이 경과하여 c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의 적용에 의한 권리금회수 방해금지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항변하였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상인이 영업을 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린다면, 그 소비대주는 ‘대여기간 동안의 이자’라는 수익을 얻고, 변제기에 대여금을 그대로 반환 받을 뿐이다. 화폐에 그 명목가치 외에 다른 가치가 추가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인이 영업을 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차임을 주고 상가건물을 빌리는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화폐와 달리 유형자산인 상가건물에는 그 상인이 영업을 하기 위해 투입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가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상가건물의 가치상승을 일으킨다.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임차인으로서는 자신의 노력으로 상승한 가치를 상가건물에 온전히 놓아두고 나올 수밖에 없고, 임대인은 이자에 대응하는 차임 외에 임차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상가건물의 가치상승분을 독식함으로써 일종의 불로소득을 취한다. 위와 같은 배분 상황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본 입법자는 이를 교정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신설하는 결단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4에 동법 제10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적용범위를 축소시키는 것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4의 신설에 담긴 입법자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여 c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a의 청구를 인용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17. 5. 19. 선고 2016나108951 판결).

참고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 제3항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사안의 감정결과에 따르면 임대차계약 종료 당시 권리금은 6천만 원이었고(= 유형재산 평가금액 2천만 원 + 무형재산 평가금액 4천만 원),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려던 권리금은 1억 원이었다. 따라서 손해배상액 상한은 6천만 원이 된다. 여기에 유형재산 평가금액 중 종전 임차인 a가 수거해 갈 수 있었던 부분 1천만 원 상당의 동산은 제외되어야 하는바, c가 부담해야 하는 손해배상액은 5천만 원으로 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