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소유자가 아닌 자와의 임대차계약과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

  건물 등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 임대차에서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거나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의 해지통고로 임차권이 소멸한 경우에 임차인은 민법 제64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상당한 가액으로 건물 등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은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지상 건물의 잔존 가치를 보호하고 토지 소유자의 배타적 소유권 행사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임차권 소멸 당시에 토지 소유권을 가진 임대인에게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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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임대인이 제3자에게 토지를 양도하여 토지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에는 임대인의 지위가 승계되거나 임차인이 토지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면 새로운 토지 소유자를 상대로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토지 임대행위를 한 후에 토지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로운 토지 소유자를 상대로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7244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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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사실관계를 통하여 이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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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의 형인 b는 1963. 12. 30. 甲토지에 관하여 b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a의 아버지인 c는 1989. 1. 25. 甲토지에 관하여 c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쳤다. 그 후 b는 2002. 4. 11. 甲토지에 관하여 a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한편 d는 甲토지에 건립된 甲주택을 매수하여 부지를 점유하고 있었다. 甲토지에 관하여 a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전인 2000년경 c는 d에게 연 차임 20만 원에 기한을 정하지 않고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토지를 임대하였고, d로부터 차임을 지급받아 왔다. c는 a명의의 다른 인접 토지에 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토지사용의 대가를 받았다. a도 2009년 이전에는 d가 토지를 점유, 사용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d가 a에게 甲주택을 매수할 것을 청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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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에서 법원은,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토지 임대행위를 한 경우에는 제3자가 토지 소유자를 적법하게 대리하거나 토지 소유자가 제3자의 무권대리를 추인하는 등으로 임대차계약의 효과가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되었다면 토지 소유자가 임대인으로서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된다. 그러나 제3자가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로서 토지를 임대하였다면, 토지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가 직접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될 수는 없다.”고 하여 d의 청구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7244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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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건에서 d는, c가 甲토지의 소유자로서 a에게 토지를 명의신탁하였거나, a가 토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a와 c사이에 c가 토지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기로 정하였다고 하면서, c와 d가 체결한 甲토지에 대한 임대차계약의 효력이 a에게도 미친다고 주장하면서 a에게 甲주택에 대한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서는 d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부족했고, 설사 c가 a에게 甲토지를 명의신탁하였다고 하더라도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인바, c와 d의 임대차계약이 a에게도 효력이 미쳐 a가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된다는 d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