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기간 종료 후

임대인의 임차인 소유 집기처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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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차인의 가재도구를 무단으로 처분하였다면 이는 불법행위가 되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었다(부산지방법원 2017. 5. 24. 선고 2016나5884 판결). 상기 판결에서는 임대인의 가재도구 처분행위가 불법행위인지 여부가 문제되었는데, 이와 관련해서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가재도구에 대한 처분근거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유효하게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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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사실관계를 통하여 이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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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는 2013. 5. 24. b로부터 甲부동산을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차임을 처음부터 지급하지 않아 2013. 7. 24.경 이미 월차임이 2회 이상 연체되었다. 위 임대차계약 특약사항 제2조에는 “차임을 계속해서 연체하여 보증금에서 상계 처리할 수 있는 금액이 부족하면, 본 계약은 해지된 것으로 간주하고, 2개월 이내에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임대 부분에 속한 물건에 대하여 임의 처분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특약사항 제3조에는 “임차인은 차임을 2회 이상 연체할 경우 제4조에 의해 계약 해지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b는 2013. 9. 22. a에게 위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차임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위 계약을 해지하겠으니, 甲부동산에 있는 집기 비품을 치워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 우편이 2013. 9. 24. a에게 도달하였다. b는 a와 연락이 닿지 않자 2013. 10.경 甲부동산에 있는 집기를 모두 치웠다. 이에 a는 b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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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에서 우선적으로 문제가 된 부분은 위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시점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특약사항 제2조에는 별도의 해지통고 없이 계약이 자동 해지된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차임을 계속해서 연체하여 보증금에서 상계처리 할 수 있는 금액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에 대한 것이므로, 2회 이상 차임 연체로 인한 계약 해지의 경우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설령 위 계약서 조항이 차임을 2회 이상 연체할 경우 별도의 해지통고 없이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본다는 의미라 하더라도, 별도의 해지 의사표시 없이 임대차가 당연히 종료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임대인의 해지권 행사요건을 완화하여 임차인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줄 염려가 있으므로 민법 제652조에 반하는 규정으로서 효력이 없고, 임대인이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비로소 임대차가 종료한다고 할 것이다.”고 하여 b가 2013. 7. 24.경 별도의 해지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이상 위 임대차계약이 2013. 7. 24.경에 자동으로 해지 되는 것이 아니라, b의 ‘2회 이상 차임연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를 담은 내용증명이 a에게 도달한 2013. 9. 24.에 비로소 위 임대차계약이 해지된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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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위 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 제2조는, “차임을 계속해서 연체하여 보증금에서 상계 처리할 수 있는 금액이 부족하면, 본 계약은 해지된 것으로 간주하고, 2개월 이내에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임대 부분에 속한 물건에 대하여 임의 처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임대인 b가 임차인 a의 집기를 임의 처분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특약사항 제2조의 해석상 본 사안에서는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2013. 9. 24.부터 2개월 후인 2013. 11. 23. 까지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경우에야 비로소 b는 a소유의 집기를 임의 처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2013. 10.경 a소유의 집기를 처분한 b의 행위는 불법행위가 되어 a에 대한 손해배상이 불가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