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의 일방적인 보증금 증액청구에 대한 대응방안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는 “당사자는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이 임차주택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적절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장래에 대하여 그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임대인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증액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액은 당사자 간의 협의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당사자 사이에 증액 사유 및 그 범위에 대한 협의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재판을 통해 증액여부와 증액범위를 정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그 증액 사유 및 그 범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증액 청구한 임대인이 부담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주변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아파트의 보증금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는데(광주지방법원 2017. 9. 14. 선고 2017가합52707 판결), 임대사업자의 일방적인 임대료 증액 요구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가했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사안에서 임대사업자는 2016년 전국 주거비물가지수 상승률이 2.86%임을 반영하여 2017년도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증액을 요구하였으나, ① 2016년경 이 사건 임대주택이 위치한 지역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일부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일부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하락하기도 한 점, ② 2016년경 광주광역시 지역의 주택, 수도, 전기 및 연료 관련 소비자 물가지수는 100이하를 유지하였으므로, 2016년도 주거비물가지수 상승률 2.86%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증액하여야 할 ‘물가, 그 밖의 경제적 여건의 변동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③ 임차인은 이 사건 임대주택에 입주한 후 1년이 지난 2016년경 임대사업자의 임대료의 증액 요구를 받아들여, 약 6백만 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지급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증액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현실적으로 임대인에 비해 경제적으로 자력이 부족한 임대차인은 임대인의 일방적인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증액 청구에 대하여 상당한 부담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 등의 증액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증액사유와 그 범위에 대한 분명한 근거를 제시할 책임이 있음이 판례상 명백한바, 임차인은 임대인의 일방적인 임대보증금 등 증액 요구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