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의 대금완납과

경매취소와의 관계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한 후 매매 목적물의 권리가 타인에게 속하게 되거나 매매목적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 매수인은 경매취소를 청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한 후 위와 같은 사유가 발생한 경우 경매취소를 구할 수 없다. 이 경우 매수인으로서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 규정에 의해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고 이러한 담보책임은 매수인이 경매절차 밖에서 별소로써 채무자 또는 채권자를 상대로 추급하는 것이 원칙이나, 다만 아직 배당이 실시되기 전이라면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6조를 유추적용하여 집행법원에 대하여 경매에 의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납부한 매각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담보책임을 추급할 수 있다(대법원 1097. 11. 11.자 96그4 결정). 실제 사실관계를 통하여 법리를 자세히 살펴보자.
 
   a는 1946. 11. 29. 甲토지에 관해 b종중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a가 사망하자 그 상속인 c가 b종중을 상대로 甲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b종중의 대표자가 c의 청구를 모두 인정하여 인낙조서가 작성되었고, 인낙조서에 의해 상속인 c에게 甲토지가 이전되었다. 그 후 d는 2012. 9. 3. 甲토지에 대해 근저당권자 d, 채무자 c, 채권최고액 2억 원으로 정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d는 위 근저당권에 기해 경매를 신청하였고,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2014. 6. 9. e에게 매각을 허가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e는 같은 해 9. 26. 매각대금을 다 냈다. 한편 b종중은 상속인 c를 상대로 인낙조서의 취소를 구하는 준재심을 제기하였고, 제1심에서 인낙조서의 취소를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는 제1심 판결이 취소되었고, 상고심에서는 항소심 판결이 파기환송되어 현재 환송 후 원심에 계속 중이다. 경매법원이 2016. 10. 14. 배당기일을 지정하자, e는 2016. 11. 11. 위 준재심의 소에서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져 민사집행법 제96조 제1항에서 정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수 없는 사정이 명백하게 된 때’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경매절차는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위 법원에 집행에 관한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기각당했다. 이에 e는 특별항고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사집행법 제268조에 의해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제96조 제1항 “부동산이 없어지거나 매각 등으로 말미암아 권리를 이전할 수 없는 사정이 명백하게 된 때에는 법원은 강제경매의 절차를 취소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에서 정한 경매절차의 취소사유는 매각대금을 다 내기 전에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매수인이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에 대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매각대금까지 내고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면, 그 후 매매의 목적물의 권리가 타인에게 속하게 되거나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설정된 담보권이 실행되는 등의 사유로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더라도 부동산 매각 등으로 소유권의 이전이 불가능하였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유는 민사집행법 제268조, 제96조 제1항에서 정한 경매절차의 취소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e의 특별항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17. 4. 19.자 2016그172 결정).

   위 사안에서 e는 경매절차에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매각대금을 다 내고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그 후 준재심의 소가 제기되어 b종중의 승소판결이 확정됨으로써 e가 일단 소유권을 상실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경매절차에서 소유권이전이 불가능하였던 것이 아니므로 민사집행법 제268조, 제96조 제1항에서 정한 경매절차 취소 사유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

   한편 위 준재심의 소에서 b종중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어 e의 甲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상실된다면, 이는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하여 매수인에게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이 경우 e는 민법 제578조, 제570조에 따라 경매에 의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매도인인 채무자를 상대로 담보책임을 묻거나 채무자의 자력이 없는 경우 배당을 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그 대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