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등기와 집합건물의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분리

집합건물에서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전유부분과 분리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약으로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유부분과 일체불가분성을 이루는바, 전유부분에 대한 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에서 전유부분을 경락받는 경우 대지사용권도 함께 취득한다.

그런데 토지에 대하여 집합건물의 사용을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의 대지권 등기가 마쳐지기 이전에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이러한 저당권이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지권 등기가 되어 대지권 등기와 별개로 존속하는 저당권 등을 별도 등기라 하는데, 집합건물의 전유부분과 함께 대지사용권인 토지공유지분이 일체로서 경락된 경우, 대지권 성립전부터 토지만에 관하여 별도등기로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은 원칙적으로 소멸된다. 그러나 경매과정에서 대지권 성립 전부터 토지만에 관하여 별도 등기로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이 존속되어 경락인이 인수하게 한다는 취지의 특별매각조건이 정해진 경우 이는 매각부동산 위의 저당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소멸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사례를 통해 이를 이해해 보자.

a는 甲토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7억 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1991. 6. 19. 접수 제61762호). 그 후 위 토지 지상에는 乙주택이 건축되어 b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고, 같은 날 甲토지에 관하여는 乙주택의 대지권의 목적인 취지의 등기가 마쳐졌다. 乙주택중 지하102호는 c가 경매절차에서 낙찰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401호는 d가 낙찰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乙주택 중 지하102호 매각허가결정문에는 매각가격에 대지권의 가격이 포함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401호의 매각허가결정문에는 그러한 기재가 없는 대신 “이 사건 등기부 표시란(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의 표시)에 기재된 토지에 대한 별도 등기(근저당권 1991. 6. 19. 제61762호 7억 원)는 존속시켜 이를 매수인이 인수하도록 한다”는 특별매각조건이 부가되어 있다. 이후 a는 위 접수 제61762 채권최고액 7억 원 근저당권에 기해 甲토지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였다. 그 경매절차에서, e는 지하102호의 대지권 지분을 낙찰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f는 401호의 대지권 지분을 낙찰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에 e와 f는 c와 d를 상대로 대지권 없이 甲토지위의 乙주택 중 지하 102호, 401호를 소유함으로서 지하 102호와 401호 대지권 지분의 소유자인 e와 f에게 손해를 가하고 있으므로 지하 102호와 401호 대지권 지분의 임료 상당의 토지사용료지급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현행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에 의하면 매각부동산 위의 모든 저당권은 경락으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집합건물의 전유부분과 함께 그 대지사용권인 토지공유지분이 일체로서 경락되고 그 대금이 완납되면, 설사 대지권 성립 전부터 토지만에 관하여 별도등기가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이라 할지라도 경매과정에서 이를 존속시켜 경락인이 인수하게 한다는 취지의 특별매각조건이 정하여 있지 않았던 이상 위 토지공유지분에 대한 범위내에서는 매각부동산 위의 저당권에 해당하여 소멸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71979, 71986판결).

사안에서 경매절차에서 c에게 낙찰된 지하 102호는 매각허가결정문상 매각가격에 대지권의 가격이 포함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던바, c의 대지권 지분에 관한 a의 근저당권은 이미 소멸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소멸한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에서 e는 甲토지의 공유지분을 낙찰 받아 지분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바, e는 지하 102호 전유부분 소유자 c를 상대로 토지사용료를 청구할 수 없다. 이와 달리 401호는 매각허가결정문에 특별매각조건으로 별도등기인 근저당권을 낙찰자에게 인수시킨다고 규정되어 있었던바, d의 402호 낙찰로 인하여 402호 대지권 지분에 대한 a의 근저당권이 이미 소멸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유효한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에서 f는 甲토지의 공유지분을 낙찰 받아 지분소유권을 취득하였는바 f는 402호 전유부분의 소유자인 d를 상대로 토지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