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점유자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05다226..)

[ 판례 해설 ]

시중의 유치권 중 70%가 대상판결로 인해 부정되었으므로 이는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주의해야 하는 사건이다.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공사업자들이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건설 현장을 점유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현장에서 공사를 해야만 생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공사업자는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렇게 다른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도중에 대금을 받지 못한 공사현장에 강제 경매가 진행된다는 얘기를 듣고 해당 현장으로 복귀하여 점유를 하면서 유치권을 주장할 경우, 해당 유치권이 인정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대법원은 경매 개시 이후에 공사업자가 점유를 개시하면서 유치권을 주장할 경우, 이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유치권을 이유로 경매절차의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유치권을 인정받으려면 경매개시 이후 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해당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음이 법원의 현황조사서에 기재됨으로써 확인되어야 한다.

경매가 언제 개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지속적으로 점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공사현장에 자신의 연락처 등의 메모를 남겨두는 등의 방법으로 점유 개시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 법원 판단 ]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선정자 양o원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이 주식회사 a기계공업 소유의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신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a기계공업의 채권자인 권o옥의 신청에 기한 2002. 5. 6.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라 같은 해 5. 13. 이 사건 공장건물들 및 그 부지 등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위 선정자들이 위 공장건물들 중 선정자 양o원이 임차하고 있던 이 사건 건물 및 부지 부분에 대하여는 위 선정자에 대한 a기계공업의 점유물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음으로써 2003. 4. 30.경부터 위 선정자를 통한 간접점유를 시작하고, 나머지 공장건물들 및 부지에 대하여는 늦어도 경비원을 고용하여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 5. 23.경부터 a기계공업으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아 직접점유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선정자들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위 점유이전에 기한 유치권의 취득으로써 위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인도와 아울러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전체 부지 지상에 설치한 판시 컨테이너의 철거와, 원고가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2003. 9. 25.부터 그 인도 완료시까지 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각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부동산의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처분금지의 효력, 점유 및 재산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