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된 부동산을 사해행위로 취득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그 가압류 청구채권을 변제하거나 채권액 상당을 해방공탁하여 

가압류의 집행을 취소시킨 경우, 사해행위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의 방법과 범위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374.. 판결)

판례해설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이를 처분했을 때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는 해당 부동산에서 근저당권 채권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즉, 근저당권은 우선변제권을 가지므로, 배당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다른 채권자들이 근저당권액의 범위 내에서는 배당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설정된 것이 근저당권이 아니라 가압류였는바, 이 경우에도 근저당권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가액에서 가압류 채권액을 제외한 금액을 한도로 사해행위가 성립할까. 

그러나 우선변제권이 존재하는 근저당권과는 달리 가압류는 채권자 평등의 원칙에 따라 평등배당을 받을 수 있을 뿐 부동산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결국 채무자로부터 가압류가 설정된 부동산을 매도받은 수익자나 전득자가 가압류 채권을 변제하거나 해방공탁 등을 통해 가압류 집행을 취소한 경우에도 원상회복의 범위는 해당 부동산 전부이지, 그 부동산 가액에서 가압류 채권액이 제외되지 않는다.

법원판단

사해행위 당시 어느 부동산이 가압류되어 있다는 사정은 채권자 평등의 원칙상 채권자의 공동담보로서 그 부동산의 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가압류가 된 여부나 그 청구채권액의 다과에 관계없이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성립한다. 따라서 사해행위 후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그 가압류 청구채권을 변제하거나 채권액 상당을 해방공탁하여 가압류를 해제시키거나 또는 그 집행을 취소시켰다 하더라도, 법원이 사해행위를 취소하면서 원상회복으로 원물반환 대신 가액배상을 명하여야 하거나, 다른 사정으로 가액배상을 명하는 경우에도 그 변제액을 공제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2. 6. 25. 선고 2002다12642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공장에 관한 주식회사 금진과 피고 사이의 2000. 5. 2.자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이를 취소하면서 그 원상회복으로서 피고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따른 원상회복의 방법이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