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되지 않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행위도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13다79.. 판결)

[ 판례 해설 ]

  사해행위의 유형 중 하나가 바로 ‘이혼’이다.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로 인한 문제가 배우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실제로 이혼할 생각은 없지만 서류 상으로 이혼하는 이른바 가장 이혼이 대표적이다. 보통 이렇게 가장 이혼을 할 때에는 대부분 배우자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권 자체를 포기하면서, 나머지 모든 재산을 배우자 명의로 변경는데, 이러한 행위에 대해 법원은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여 원상회복을 하도록 판단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아직 이혼이 성립하기도 전에 배우자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권을 포기하였는바, 이러한 행위도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사실 재산분할 청구권은 이혼 절차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비로소 인정된다. 또한 재산분할에 따른 구체적인 분할 액수가 정해져야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도 특정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이혼이 성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그 청구 원인으로 재산분할 청구권 포기에 대한 취소를 구할 경우에는 아래 판결과 같이 기각당하니 주의해야 한다.

[ 법원 판단 ]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을 한 당사자의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이혼이 성립한 때에 그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그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은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포기하는 행위 또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들의 채무자인 소외인이 피고와 이혼한 후에 아직 협의 또는 심판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에 대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 행위가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재산분할청구권 포기에 관한 사해행위 취소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