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명도

강은현 경매연구소장입니다.

◆ 2023년 경매시장 분석

2023년 4월 6일 수원지방법원 경매15계 입찰법정.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있는 유타워 오피스텔 25㎡가 1억 2,180만원에 경매 나왔다. 125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최초 감정가 1억 7,400만원에 근접한 1억 6,679만원에 팔렸다.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 비율)은 95.86%에 달한다. 2023년 매각 물건 중 최고 경쟁률이자 오피스텔 경매 부분 역대 1위에 해당한다. 참여자가 몰린 이유는 신분당선과 광역교통망 개통 시 추가 상승 가능성 등에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많은 관심을 가져서다.

전국 법원경매 지표

<자료 : 법원경매정보>

2023년 법원경매시장은 2022년과 비교하여 경매물건은 급증한 반면 매각건수는 급감한 해로 요약된다. 이런 연유로 모든 경매지표는 우하향을 보이고 있다. 법원경매정보(www.courtauction.go.kr)에 따르면 2023년 8월까지 진행된 경매물건은 9만 9,993건으로 2022년 9월 8만 5,026건에 비해 한 달이 적음에도 1만 4,967건이 급증했다. 경매물건은 약 1만 5천건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각건수는 2만 8,548건에서 뒷걸음질을 하여 2만 5,285건에 불과했다. 경매물건이 늘면 응당 매각건수도 동반 증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성장을 했다는 의미는 경매시장 참여자들이 2023년을 비우호적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이는 2024년 시장 전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 함의가 크다.

매각가율은 70.7%로 2022년 9월 79.1%와 비교할 때 8.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5년 64%를 기록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경매진행 건 수도 4건 중 1건만 팔리다보니 매각률 역시 25.3%를 기록하여 2022년 9월 33.6%에 비해 8.3%P 급락했다.

◆ 2024년 경매시장 전망

2024년 경매시장은 관망세 속에 양극화로 요약할 수 있다.

거래부진에 따른 침체의 골이 깊어 갈수록 실 수요자는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반면 투자자는 환금성 물건 위주로 양분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사는 거의 신앙 수준에 도달한 점을 고려하면 불황의 골이 깊어 갈수록 환금성 상품에 대한 쏠림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실수요자는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매지표는 2019년으로 뒷걸음질을 하는 반면 일반 부동산 시장은 호재 지역 중심으로 우상향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소 1회 이상 유찰된 물건 위주로 참여를 권한다. 1회 유찰된 물건에 참여시는 패찰을 염두에 둔 최저가 수준에서 응찰을 저울질 할 필요가 있다. 참여 시기는 2024년 상반기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효과 물건이 본격적으로 경매시장에 유입되는 시점이 2023년 하반기 이후여서다. 반면 투자자는 바닥을 확인하고 참여해도 늦지 않다. 2회 이상 유찰된 물건 위주로 2024년 하반기 또는 2025년 이후로 참여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2024년 상반기에 선점 투자를 원한다면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불황기에도 시장의 관심과 호평을 받는 물건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첫째 개발호재 물건이다. 모아주택, 신속통합기획 등 재개발 예정지 물건이나 교통망 확장에 따른 가격상승이 예정된 물건이다.

둘째, 저평가 또는 저감정된 물건이다. 2024년에 진행중인 물건임에도 2020년 전후에 감정된 물건이거나 지역 내 거래 전례가 없어 당시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여 저 평가된 물건을 말한다. 2023년 8월 21일 춘천지법에서는 춘천시 사북면 원평리에 있는 임야 998㎡가 1,297만원에 경매 나왔다. 첫 기일에 110명이 경합을 벌여 최초 감정가의 9배가 넘는 1억 2,100만원에 팔렸다. 110여명이 참여한 이유는 소양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권 외에 감정가격이 평당 4만 3,000원에 불과해 시세 평당 30여만에 훨씬 못 미치는 저 평가 물건이어서다.

셋째,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호불호가 심할 전망이다. 경기 불황의 장기화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악재다. 2023년 9월 19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 1계에서는 강남구 양재동에 있는 꼬마빌딩이 113억 3,670만원에 낙찰됐다. 양재시민의숲역과 양재천 사이에 있고, 대지 133㎡에 지상 7층 건물이다. 감정가는 103억 913만원으로 109%의 매각가율을 기록했다. 응찰자도 3명 뿐이었다. 주목할 점은 해당 건물은 2022년 12월에도 낙찰된 바 있는데 당시 매각가는 133억 3,333만원으로 매각가율 128%에 매각됐다는 점이다. 9개월 만에 20억원이 떨어진 셈이다.

넷째, 지방 우량물건이다. 지방 물건은 세금 중과와 대출규제 등을 비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세보증금만으로 투자금액의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소액 갭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