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명도

유영선 고문입니다.​

상속포기 시 승계집행문 부여대상

피상속인을 대상으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 누구를 대상으로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하여야 할까요?​

이 문제는 피상속인에게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있을 경우 배우자가 그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으로 상속인이 되는지 아니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을 하는지에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종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였으나 피상속인의 손자녀 전부가 상속포기를 하지 않았다면 배우자와 손자녀를 상대로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하여 왔습니다.​​

피상속인(망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상속포기 시,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상속

​그러나 위와 같은 해석은 상속재산 중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을 경우 상속포기자의 의사에도 부합하지 않고,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의 자녀들은 피상속인의 채무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자녀에게도 승계되는 효과를 원천적으로 막을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와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 전부 상속 포기 시, 배우자가 단독 상속

그리하여 종래 실무에서는 피상속인의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되더라도 그 이후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다시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절차를 거치곤 하였습니다. 이는 무용한 절차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결과가 된 것으로서,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민법 제1042조에 따르면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으므로,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하면 그 다음 순위인 손자녀들이 배우자와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

반면 민법 제1043조에 따르면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상속을 포기한 자녀들의 상속분이 배우자에게 귀속되어 결국 배우자가 단독상속을 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이처럼 민법에서 정한 상속순위, 상속포기의 효력 및 포기한 상속재산의 귀속에 대한 법률 규정이 국민들의 실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결정을 통해 종래의 판결을 변경하고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피상속인의 자녀 전부가 상속 포기한 경우 배우자만 승계집행 대상

이 결정으로 상속에서 배우자의 지위 및 이에 관한 민법 제1043조의 해석론을 명확히 정립하고,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들이 상속에 따른 법률관계를 상속인들 의사에 보다 부합하는 방향으로 간명하고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만을 대상으로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