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현종 변호사입니다.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해 주지 않는다면

임대인은 소송으로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하여 달라는

이행의 소를 제기하게 됩니다.

이행의 소는

청구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간혹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차계약 기간만료일이 도래하면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해 달라는

이른바 ‘장래이행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51조는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채무자가

임의이행을 거부할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과 같이

예외적으로

채권자로 하여금

이행기에 이르러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보다

미리 그 집행권원을

확보하게 함으로써

이행기가 도래하면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41조

(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

장래에 이행할 것을 청구하는 소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어야

제기할 수 있다.

이처럼 장래이행의 소가

적법하게 위해서는

청구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상·사실상 관계가

변론종결 당시 존재하여야 하고,

그 상태가 계속될 것이

확실히 예상되어야 하며,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런 장래이행의 소를

제한없이 인정할 경우

쌍무계약관계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자칫 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되어

상대방 당사자의 계약상 권리가

침해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의 이행기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계약상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이행기 당시 쌍방 당사자의

권리의무관계와 집행권원이

모순·충돌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장래이행의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23. 3. 13. 선고

2022다286786 판결 참조)

위 대법원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임대인은

임대차계약 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이유로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하라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항변하였고,

1심은 임차인의 항변을 받아들여

임대인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임대인은 항소를 제기하면서,

아직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약 1년 8개월 후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므로

임차인을 상대로

약 1년 8개월 후에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하라는

장래이행의 소를

예비적으로 추가하였습니다.

임차인은 약 1년 8개월 후에

임대차계약이 종료한다는 점 및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고,

그 의무의 존부나

이행기의 도래 여부를

부정하거나 다투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임대인은 법원에

‘화해권고결정 요청서’를 제출하며

약 1년 8개월 후에

임대차계약 종료일이 도래하면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임차인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항소심은

임대인의 장래이행의 소에 관하여

미리 청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임대인의 손을 들어주어

약 1년 8개월 후

임대차계약 종료일이 도래하면

임차인은 임대차목적물을

임대인에게 인도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임차인은

약 1년 8개월 후가 도래하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므로

위 날이 도래하면

임대차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즉,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일이 도래하더라도

인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명백히 예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임차인이

임대인이 제출한

‘화해권고결정 요청서’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위 ‘화해권고결정 요청서’의 내용은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문제될 수 있는

임대차보증금의 반환,

권리금 회수기회의 보장,

연체 차임 등의 문제에 관하여

어떠한 언급도 없이

임대차목적물의 반환에 관한

집행권원만을

부여하는 것으로만 되어 있어

전적으로

임대인의 이해관계에만 부합하며,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법률관계를 일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임대인은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권리의무관계와 법률관계를

전체적으로

일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중 자신의 권리인

임대차목적물의

인도청구권에만 국한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하려 하였으므로,

이를 함부로 허용할 경우에는

현재 존속 중이고

상당기간 지속되어야 할

임대차계약관계의 균형이 상실되고

향후 임대차계약의

종료 시점에 인정될

임차인의 여러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임대인이 제시한

‘화해권고결정 요청서’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여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일이 도래하더라도

임대차목적물 인도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임대인의 장래이행의 청구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없으므로

부적법하여 각하하였습니다.

즉,

임차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처럼 장래이행의 소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 하고,

장래이행의 소는

예외적 제도인 만큼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점을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