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현종 변호사입니다.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가계약을 먼저 체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계약은

민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개념으로,

가계약을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보통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기 이전에

계약 체결의 우선권 등을 가지기 위하여

가계약금이라는 명목으로

먼저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설명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법원에서는 이러한 가계약만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만큼

그 개념이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참조)

매매계약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를 보면,

가계약서에 잔금 지급 시기가 기재되지 않았고

후에 그 정식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계약의 중요 사항인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 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매매계약은 성립된 것이라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임대차계약에 있어서도

가계약을 맺고는 합니다.

만약 가계약이

위의 판례의 요건을 갖추지 않아

아직 계약으로 성립되지 않은 것이라면,

가계약은 정식 계약 체결을 위한

교섭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즉,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 체결을 포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가계약금을 지급한 일방이

정식 계약 체결을 포기할 경우,

이미 지급한 가계약금은

상대방에게 몰취되어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A가 아파트를 임차하기 위해

계약교섭단계에서 임대인에게

가계약금 300만 원을 지급하였다가

개인 사정으로 임대차계약 체결을 중단한 후

가계약금의 반환을 구한 경우,

임대인은 지급받은 가계약금

300만 원을 당연히 몰취하고

그 반환을 거부할 수 있을까요?

(가계약이 계약으로 성립되지 않은 것임을

전제로 합니다)

이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을 보면,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당사자 사이에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히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가계약금 교부자가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하더라도

가계약금이 수령자에게 몰취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 참조)

즉, 가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한다고

약정을 하여야 하고,

그러한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예에서 임대인은

A로부터 지급받은 가계약금 300만 원을

당연히 몰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A와 임대인 간에

이를 해약금으로 하기로 했다는 점이

명백히 인정되어야만

몰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단, 위의 내용은

가계약이 계약으로 성립되지 않았고

계약교섭단계라고 평가되는

경우에 대한 설명이며,

앞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가계약이 계약으로 성립되었다고

평가될 경우에는

달리 판단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계약으로 성립되지 않은 계약교섭단계에서의)

가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를 해약금으로 하고자 한다면

그 같은 점,

즉 가계약금 교부자가

계약 체결을 포기할 경우에

가계약금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가계약금 수령자가

계약 체결을 포기할 경우에는

가계약금 수령자는

배액 상환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가계약서에 명백하게 명시해 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