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강미진변호사입니다.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에도

불구하고 임대차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

임대인은 해당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반환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임대인이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임대차보증금을 적법하게

변제공탁하는 등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반환의무를 이행하여

임차인이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였는데도

목적물의 반환을 계속

거부하면서 점유하고 있다면,

임대인은 임차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임차인이 제때 임대차 목적물을

인도하지 않음으로 인해

임대인이 임시거처를 구하여야 했다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시거처의 월 차임,

부동산중개수수료,

이사비 등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한 두 개의

하급심 판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수원지방법원 2021가단545736

판결을 보면,

임대인 갑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기 수개월 전부터

임차인 을에게 실거주할

계획이므로 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지하였는데,

임차인 을은

임대차계약의 종료일에

임대차 목적물인 아파트를

인도하지 않았고,

이에 임대인 갑은

임시로 거처를 마련하여

그곳으로 이사하였습니다.

이후 임대인 갑이 임차인 을을

상대로 위 아파트의 인도를 구하는

동시에 임시거처에 관한

임대차계약 체결 중개수수료 및

이사비용, 임시거처의 차임 등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임대인 갑은 이 사건 아파트의

인도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면서

그 지연된 기간에 대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도

함께 구하고 있는 점,

그런데 위 부당이득금은

피고가 인도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받지 못할 돈이어서

임대인 갑으로서는

이 사건 아파트의 인도 지연으로

이사비, 중개수수료,

이 사건 임차아파트의 차임을

지출한 반면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받을 이익도

얻은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공평의 관념상 원고가 얻게 될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은

손해를 산정함에 있어

공제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고,

임차인 을이 임대인 갑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금보다

임대인 갑이 임차인 을로부터

받게 될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이

더 크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 다음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9. 선고

2018나2393 판결을 보면,

임차인 을이 임대인 갑에게

‘임대차기간 종료 후 이사를 나가겠다.'고

통보하여 임대인 갑은 이를 믿고

문제의 아파트에 입주할 계획을

가지고 해외에서 귀국하였으나,

임차인 을의 명도거부로 인해

대체주거지를 구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하여 월 차임 합계

64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위 아파트의 인도를 구하는 동시에

손해배상금 640만 원도

함께 청구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임차인 을이

‘임대차기간 종료 후

이사를 나가겠다.'고

통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설령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임대인 갑은 임차인 을로부터

임료 또는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지급받았고,

이는 임차인 을이 이 사건 아파트를

인도하지 않음으로 인해

원고가 얻은 이익이라고

할 것이어서 손익상계의

대상이 되므로,

결국 위 부분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는 위와 같은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과 상계되어 소멸되었다고

봄이 상당하여,

임대인 갑이 주장하는 위 손해는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대체주거지 마련을 위해

지출한 중개수수료 및 이사비와

대체주거지의 월 차임은

특별손해로 볼 수 있고,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는데

(민법 제393조 제2항),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기 수개월 전부터

임차인에게 실거주할 계획이라고

고지해 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의 인도를

지연할 경우 임대인이

임시거처를 구하여

이사하리라는 사정이 쉽게

예측되는 상황이라면

위 특별손해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재산상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당해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피해자에게 생긴 이익이

있으면 이를 공제하여야 하는데

(대판 1973. 10. 23. 73다337,

대판 1990. 5. 8. 89다카29129),

앞서 살펴 본 두 하급심 판례 모두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손해액 산정 시

공제하여야 한다는 태도입니다.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의 인도지연으로

임대인이 입게 된 손해가

차임상당의 부당이득금 보다

더 큰 경우.

즉,

손해배상액이 차임상당의

부당이득금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에 한하여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한 의미 있는

판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