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최윤지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임대인이 임대차가

종료되었는데도

임차인이 이사가지 않아

임대인 소유 아파트 근처의

오피스텔에서 월세를 지급하며

거주하게 되자

이러한 월세 지급 비용을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으로

청구하겠다고 주장하게 된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임차인인 의뢰인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서울 부유층만 거주한다는

학군지의 유명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

거액의 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지급하고

전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임대인은 아이들이

대학에 갈 때까지

오래 살아도 된다고

호언장담했고,

이를 믿은 의뢰인은

무려 1억이 넘는 비용을 들여

인테리어를 한 이후에

새로 단장한 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임대차기간 종료일이 다가오자

의뢰인은 2년 더 살기 위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했는데,

임대인은 처음에 의뢰인에게

약속했던 것과 달리

갑자기 집을 비워달라면서

실거주를 이유로 의뢰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편안히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의뢰인은 분노하여

이사갈 수 없다고 버텼고,

임대인은 의뢰인이

이사가지 않자 근처의 다른

오피스텔에 월세계약을 체결한 후

임시로 거주하게 되었는데

의뢰인에게 아파트를

즉시 인도하지 않으면

이로 인한 손해

(월세, 이사비용, 부동산중개비용

등 3천만원 상당)

배상을 전부 청구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의뢰인에게

건물인도 소송과 손해배상청구를

같이 하게 된 것입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거나 혹은 임대차보증금을

일부라도 지급하지 않은 채로

임차인의 부동산 인도 거부에 대해

발생한 손해 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하는데 법적으로 이러한 주장이

인용될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의하여

발생된 임차인의 임차목적물반환 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차임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의 반환 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임대차계약 종료 후에도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임차건물을 계속

점유하여 온 것이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위 보증금반환 의무를

이행하였다거나 그 현실적인

이행의 제공을 하여

임차인의 건물명도 의무가

지체에 빠지는 등의 사유로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임대인의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임차인의 그 건물에 대한 점유는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임차인으로서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도 없다

(대법원 1995. 7. 25. 선고 95다14664 판결)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15545 판결 등 참조).

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민법은 현실제공을

원칙으로 하면서(제460조 본문),

구두제공으로 현실제공에

갈음할 수 있기 위해서는

채권자가 미리 변제받기를

거절하거나 채무의 이행에

채권자의 행위를 요하는

경우이어야 한다(제460조 단서)

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리를 반영한 판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이행의 제공”이란

현실제공 또는 구두제공으로서,

그 중 현실제공이란

변제장소에 채무의 내용에

좇은 급부를 지참하여

채권자가 언제라도 수령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수령을 기다리는 것

또는 그에 준하는 제공상태를 말하고,

구두제공이란 변제준비의 완료를

통지하고 그 수령을 최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행제공의 사례를

쉽게 말씀드리자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일자를 지정하여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겠다고

통지하면서 임대차보증금 지급을 위한

계좌번호를 제공해달라고

한 경우를 말합니다.

결국 위와 같은 판례와

민법의 법리에 따르면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이행제공이나 지급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겠지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이행제공을

하거나 보증금을 공탁하는 등으로

현실의 지급을 한 이후에는

임차인의 임대차목적물 반환에 대한

동시이행 항변권이 상실되어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점유하는 것이 불법점유가 되므로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구할 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임대인이라면

임차인의 인도 거절로 인해

거주지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 거주하게 된다면

거주비용을 손해배상으로 구하기 위해

보증금 반환을 하겠다는 내용의

통지를 임차인에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임차인은 실거주를 핑계로

계약갱신을 거부하는 임대인에게

대항하기 위해 목적물을 점유한다고

하여도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에 대한

이행제공을 하지 않는 이상

임대인에게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