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 임대차의 경우 임대차기간 종료시 임대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있지만, 예외적으로 임대차계약 시 미리 임차인에게 철거·재건축계획을 고지하였거나 안전사고의 우려나 법령에 의하여 상가건물의 철거·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등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가 제한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조정사례를 통하여 권리금 인정여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임대인 갑은 3층 상가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임차인 을은 음식점을 운영하기 위하여 2014. 10. 27. 1층 상가 전부를 임차보증금 5,000만원, 월임차료 300만원, 임대차기간 2년, 특약사항으로 ①현 시설물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②권리금은 인정하지 않으며, ③추가 시설물 설치시 임대차 종료시 원상회복한다. 라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갑과 체결하였습니다. 그 후 2년씩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2018. 11. 7. 임대차기간을 2018. 1. 27.부터 2019. 10. 26.까지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임대인 갑은 위 임대차계약의 만료일이 다가오자 2019. 7. 25. 건물이 노후화 되었고 을이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테라스 등 가건물을 증축하여 주방과 홀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관할 관청으로부터 불법적인 시설물로 원상복구명령이 내려져 대수선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건물에 입주한 모든 임차인과 임대차관계를 종료하기로 하고 을에게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임대차기간 만료시 건물을 인도하라는 내용증명을 통지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임차인 을은 2019. 8. 1. 갑에게 2019. 7. 16. 신규 임차인 병과 1억원의 권리금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을이 주선한 병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줄 것을 내용증명으로 요청하였으나 갑은 이를 거절하였고 을은 재차 요청하였으나 갑이 다시 거절하였습니다.

  이후 을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상가의 인도를 거부하자 갑은 인도소송과 함께 인도시까지 임대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을은 정당한 사유없이 갑이 을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병과 체결한 권리금 1억원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등) 제1항은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0조(계약갱신 요구등) 제1항 제8호는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시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권리금회수기회 보호의무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에 불법건축물 설치로 관할 관청의 원상복구명령이 있는 경우 임대차 종료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8호 후단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하여 권리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하여 임대인 갑은 임차인 을이 영업장소를 늘릴 목적으로 불법적으로 테라스 및 계단 등을 설치하고 주방과 홀로 사용하여 관할 관청이 원상복구명령을 내렸는데, 이 사실은 건축물대장에 불법건축물로 등재되어 있고 원상복구가 되지 않으면 음식점 영업에 관한 신규허가가 허용되지 않아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원상복구 및 대수선을 하여 관할 관청의 확인을 거쳐야만 새로운 임대차계약를 체결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에 불법건축물 설치로 인하여 관할 관청의 원상복구명령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 종료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8호 후단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임차인의 권리금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였습니다.

  또한 임대인 갑은 이 사건 건물의 원상복구 등 대수선을 위해 이 사건 건물 2, 3층의 임차인들도 모두 퇴거하여 현재 공실로 되어 있는데 1층 임차인인 을만 권리금을 주장하면서 퇴거를 거부하여 원상복구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차인 을은 당장 임대차가 불가능하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도 신규 임차인과 권리금계약을 하였다는 것은 허위이며, 권리금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새로운 임차인이 임대인인 갑을 찾아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요청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임차인 을은 자신이 이 사건 상가를 불법 증개축한 사실이 없고 전 임차인으로부터 인수 받은 상태 그대로 사용하여 왔으며, 일부분은 임대인과 상의하여 설치하였는데 테라스 및 계단 등이 불법 건축물에 해당되는 것이라면 이 부분을 철거하거나 양성화하여 음식점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임대인이 이 사건 상가의 노후화로 대수선을 한다는 것은 임대차 종료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8호 후단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으며, 권리금계약은 진정하게 체결되었으므로 임대인은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양보하지 않고 소송이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조정에 회부되었는데, 조정위원들은 임대인인 갑에게는 소송이 조기에 종결되지 않으면 권리금 등에 대한 감정이 진행되면 추가비용이 들고 2, 3층이 장기간 빈 상가로 남아 있게 되어 손해가 더 크게 발생할 염려가 있으니 양보하여 권리금을 일부분 인정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득하고, 임차인 을에게는 임대차기간 중에 불법 증축에 대한 관할 관청의 원상회복명령에 응하지 않아 과징금이 나오면 이를 부담할 수도 있으며 권리금에 대한 감정 결과 원하는 수준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임차료 미납으로 임차보증금 전액이 상계처리되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득하여 결국 조정이 성립되었습니다.

  조정내용은 테라스 등 불법 증축 건축물은 임차인이 철거하고, 미납 임차료와 임차보증금은 상계처리하되 잔액은 반환해 주며, 권리금으로 4,000만원을 상가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기로 하고, 조정 및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조정으로 종결되어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에 불법건축물 설치로 관할 관청의 원상복구명령이 있는 경우 임대차 종료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8호 후단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하여 권리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진 않았는데, 임차인이 원상복구를 한 후 관할관청의 확인을 받으면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어서 이는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려면 임대차 종료시 신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인데, 임대차 종료시 임대차 목적물의 원상복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음식점 영업에 관한 신규허가가 허용되지 않아 임대인이 더 이상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의 경우 위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장기간 소송이 진행되면 임대인, 임차인 모두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법리 다툼으로 시비를 가리는 것도 좋지만 상호 양보하여 조기에 합의에 이르는 것이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