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등 주택을 구입할 때 여러 가지 이유로 부부 공동명의(각 1/2)로 등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부부 중 일방의 채무불이행 등으로 인하여 일방의 지분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제3자가 낙찰자가 되는 순간 그 주택의 사용을 둘러싸고 공유자 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공유지분 매각의 경우 공유자에게 우선매수권이 있으므로 공유자가 우선매수신고를 하게 되면 최고가매수인은 차순위매수신고인으로 간주되어(민사집행법 제140조 4항) 공유자가 공유지분을 매수하여 부부 공유주택의 경매절차에서 제3자가 낙찰자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유자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는 종종 제3자가 낙찰자가 되기도 합니다. 

주택의 공유지분을 제3자가 낙찰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공유지분 매각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지분매각으로도 차익을 충분히 거둘 수 있거나, 공유자임을 내세워 나머지 공유지분을 더 저렴하게 인수하거나 자신의 공유지분을 낙찰가액보다 더 비싸게 매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A·B 부부가 공유하며 자녀들과 함께 거주하는 아파트(각 1/2)의 채무자인 A의 지분만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갑이 낙찰자가 되어 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 A와 B가 그 주택을 점유하면서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경우 갑은 부동산인도명령을 받아 인도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의 공유관계는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는데, 크게 공유자가 동일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각 1/2 공유), 과반수지분권자와 소수지분권자가 있는 경우(각 2/3, 1/3 공유), 소수지분권자로 이루어진 경우(각 1/3 공유)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의 공유자는 그 공유물을 일정한 제약하에 사용, 수익, 처분할 권리가 있는데, 이에 관하여 우리 민법은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수익할 수 있으며(제263조), 다른 공유자의 동의없이 공유물을 처분·변경하지 못하고(제264조), 과반수지분의 결정으로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하며, 공유물의 보존행위는 각자 할 수 있다(제265조)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선 과반수지분권자가 다른 소수지분권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직접 점유하고 있거나 제3자에게 대여하는 경우 과반수지분권자의 결정은 적법한 관리행위이므로 소수지분권자는 그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는 과반수지분권자나 제3자에게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대판 2002다9738)

문제는 위 아파트의 경우처럼 공유자가 소수지분권자(A,B)로 이루어지고 공동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 소수지분권자(A)의 지분이 다른 제3자인 갑에게 이전된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B)가 그 공유물을 전부 점유하며 사용·수익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갑이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종전 대법원판결은 ‘토지나 건물에 관하여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공유자라고 할지라도 다른 공유자와의 협의 없이는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점유하여 사용·수익할 수 없는 것이므로, 다른 공유권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이 과반수에 미달되더라도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9392, 93다9408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다수의 판례가 이를 따르고 있었음). 이 대법원판결 및 그 이후 판례 등은 대부분 토지에 대한 것으로 주택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나 갑은 A·B에 대한 부동산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강제집행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강제집행이 실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며 설사 강제집행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공유자인 갑과 B가 각 1/2 지분씩 공유하는 주택에 함께 거주하면서 갑과 B가 각 방은 따로 사용하고 거실과 주방 등의 공동 공간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협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갑의 인도청구를 인정한다면 B 또한 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어 분쟁이 해결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종전 대법원판결을 변경하면서 소수지분권자가 그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거나 제3자에게 대여한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가 그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소수지분권자는 지분권에 기하여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을 뿐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5.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판결;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다245822 판결)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소수지분권자인 갑은 부동산인도명령을 청구할 수 없게 되고, 다만 B에게 자신도 공유물을 공동으로 점유하여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청구를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간접강제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결국 임료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만일 B가 임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갑은 임료 상당의 금전을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받아 B의 지분에 대해 강제경매를 신청하고 그 경매절차에서 공유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여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온전히 취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거롭기 때문에 갑과 B사이에 공유물의 구체적인 사용·수익방법에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종국적으로는 공유물분할을 청구하는 방법(경매를 통한 매각으로 대금분할)으로 공유관계를 해소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무상으로도 이와 같이 경매를 통한 대금분할 방법으로 공유관계가 정리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공유물을 그 가치에 의하여 분할하기 위하여 현금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공유물 전부에 대하여 경매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공유자 우선매수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1. 12. 16.자 91마239 결정)

이와 유사한 상가건물의 사례에서 대법원은, 상가건물의 시설관리와 임대대행권을 취득한 갑 주식회사가 위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 전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상가 4, 5층의 내부시설을 철거한 후 사우나를 설치함으로써 그 구분점포들 사이의 구분이 폐지되었는데, 구분폐지되어 하나의 공유물이 된 전유부분에 대한 공유지분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구분폐지 전 구분소유자였던 공유지분권자로부터 점유할 권리를 이전받은 을이 4층 전유부분 중 일부인 매점 및 식당 부분을 단독으로 점유·사용하자 4층 일부의 구분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병이 을을 상대로 매점 및 식당 부분의 인도를 구한 사안에서, 4층 구분점포의 구분소유자들은 상가 전체의 전유부분에 대한 공유지분권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이 폐지되어 하나의 공유물이 된 전유부분에 한하여 구분소유권의 비율에 따라 공유지분권을 취득하는바, 소수지분권자인 병으로서는 구분폐지되어 하나의 공유물이 된 전유부분에 한하여 그 공유지분권에 따라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위 전유부분 중 일부인 매점 및 식당 부분을 단독으로 점유·사용하는 을을 상대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사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17다204810 판결)

지금까지 주택의 소수지분인 공유지분의 낙찰자가 부동산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주택이나 상가의 소수지분에 대하여 경매가 진행되는 경우에 입찰하고자 한다면 이를 참고하시어 신중하게 참여하여야 할 것입니다.